[로봇 시대 개막③]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진일보…미래 항로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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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개막③]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진일보…미래 항로 열다

투데이신문 2026-02-19 11:22: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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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로봇이 온다. 인간의 신체 형태를 닮은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이 생산현장 실전 투입을 앞뒀다. 제조·물류 현장은 물론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고위험 현장에도 투입돼 인간 노동을 보완·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장 담을 넘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안전성 증명을 전제로 아동 돌봄과 노인 복지에 로봇이 활용되는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도 분주한 모습이다. 로봇 생태계 구축과 상용화를 목표로 각 산업군에서 전략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바야흐로 ‘로봇 시대’다. <편집자주>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야드. [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야드. [사진=HD현대]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핵심축으로 한 ‘스마트 조선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공정을 디지털로 통합하고 위험 작업에는 로봇을 투입해 인력난과 안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자동화를 넘어 조선산업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각각 중장기 투자와 기술 로드맵을 마련하고 스마트 야드 구축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자동화 설비와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 로봇 공정 도입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공정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공통된 목표다.

HD현대는 2030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을 목표로 ‘미래 첨단 조선소(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23년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는 2단계인 ‘연결·예측 최적화 조선소’ 구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1단계가 정보의 디지털화와 시각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2단계는 시뮬레이션 기반 사전 대응 체계를 통해 생산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마지막 3단계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하고 로봇과 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품질과 안전을 스스로 관리하는 ’지능형 자율 조선소’다. HD현대는 2030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이 완료되면 생산성은 약 30% 향상되고, 건조 기간도 30%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 정기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디지털·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FOS 프로젝트를 추진해 원가 경쟁력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OS’ 프로젝트의 핵심 기반 기술은 디지털 트윈이다. 이는 단순 3D 모델링을 넘어 실제 설비와 선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가상 공간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도록 구현하는 기술이다. 조선소 설비와 선박 부품의 형상뿐 아니라 기능·성능 정보까지 반영한 대규모 가상 모델을 구축한 뒤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 조건을 도출하고 생산 운영 효율을 높이는 개념이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다시 주목받았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 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기술기업 지멘스의 롤란트 부시 CEO와 대담하며 HD현대 사례를 소개하며 선박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화면에 나타난 가상 선박을 가리키며 볼트와 너트 같은 세부 요소까지 디지털로 재현돼 실제와 동일한 수준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통해 생산 현장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통합 관리하고, AI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공정 비효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스마트 야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또한 용접·가공 로봇 도입을 확대해 생산 자동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필리조선소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북미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전 투자도 병행한다. 한화오션은 연내 640억원을 투입해 AI 기반 위험 감지 체계를 구축하고 화재·폭발 징후를 자동 인식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중장비 안전 관리 자동화와 선박 내부 밀폐 공간 등 취약 구역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생산 인프라 고도화 역시 추진 중이다. 한화오션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약 1600억원을 투자해 설계·생산 데이터 통합, 자동화 검사 플랫폼, AI 드론 계측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관련 투자는 2030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드론 촬영 영상을 AI가 분석해 선박 흘수를 측정하는 기술은 기존 수작업 대비 측정 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해 안전성을 높이고, 로봇과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스마트 야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조선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미래 해양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며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밝혔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설계·생산 자동화 플랫폼 ‘S-EDH’를 앞세워 스마트조선소 전환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10월 29일 거제 삼성호텔에서 열린 ‘오토투비전(Auto2Vision)’ 행사에서 조선해양업계 최초로 구축한 통합 엔지니어링 데이터 플랫폼 ‘S-EDH’를 공개했다. ‘S-EDH’는 설계 데이터를 디지털로 저장·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웹 기반 동시 접속과 실시간 협업, 도면·문서·계산서 자동 생성 기능을 통해 설계 기간 단축이 기대된다.

문서·도면 중심 업무를 데이터 기반 체계로 전환해 1D 데이터와 2D 문서, 3D 모델 간 정합성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기반으로 설계 자동화율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높이고 설계·구매·생산 전 과정을 연결하는 디지털 전환을 완성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최성안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중공업이 지향하는 스마트조선소는 S-EDH를 통해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 전환(AX), 로보틱스 전환(RX)으로 일컬어지는 3X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형태”라며 “S-EDH가 스마트조선소 전환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제조 혁신 고도화를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조선소’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2023년 2월에는 견적부터 제품 인도까지 선박 건조 전 과정(EPC)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통합 관제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전사 통합모니터링 시스템(SYARD)을 개발했다. SYARD를 적용함으로써 데이터에 기반한 최적의 의사결정이 가능해 인력·자재·에너지 등 경영 자원 관리 효율화와 리드타임 단축은 물론 위험 요인 사전 제거도 가능해진다.

또 국내 대표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지난해 10월 24일 ‘조선용 로봇 개발·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협동로봇 기반 AI 용접로봇을 시작으로 이동형 양팔로봇, 4족 로봇 등으로 협력 분야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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