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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20일 열리는 목원대 202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총장공로상을 받는다. 그는 경기 평택에 살면서도 학기 중 월~목요일 대전까지 통학해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미술학부 한국화전공 과정을 마쳐 이번에 학사학위를 받는다.
이씨의 학기 중 하루는 오전 3~4시에 시작됐다. 그는 오전 6시 5분경 집 앞에서 마을버스 첫차를 타고 전철로 평택역까지 이동한 뒤 오전 6시 51분 기차에 몸을 실었다고 했다. 대전역에 도착하면 다시 지하철을 타고 유성온천역에서 내려 스쿨버스나 시내버스로 타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 정문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9시 30분. 하루 통학에 왕복 7시간 가까이 걸리는 일정이었다.
이씨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배움 자체가 즐거움이었다”며 “장시간 통학도 수고가 아닌 배우는 기쁨으로 채운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씨가 다시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배움에 대한 오랜 갈증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가르쳐 주지 않아서 늘 배움에 목말라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75세 무렵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이어 고등학교 검정고시에도 합격했다. 이후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으로 2022년 평택의 한 대학에 진학해 전문학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24년 3월 목원대 미술·디자인대학 미술학부 한국화전공 3학년으로 편입했다. 젊은 시절 한복 제작 일을 했던 그에게 그림은 오랫동안 취미였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붓이 삶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그는 “서예로 시작해 사군자를 그리고, 수채화로 꽃을 그리며 색의 화려함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특히 민화를 접한 뒤에는 한국화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고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대학 진학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씨의 캠퍼스 생활의 기억은 소박한 장면에 남아 있다. 새벽에 준비한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작업을 이어간 시간,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던 순간들이 특별했다고 했다. 손주뻘 동기들과 졸업작품을 준비하며 보낸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고 전했다.
호칭도 이씨가 먼저 정했다. 학생들이 “어떻게 불러드리면 좋겠냐”고 묻자 그는 “할머니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이씨는 그 호칭이 나이를 내세우기보다는 서로의 어색함을 줄이고 빨리 가까워지기 위한 약속이었다고 했다.
이씨를 지도한 정황래 미술학부 한국화전공 교수는 “이군자씨는 출석과 과제라는 기본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지켰다”며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서 늘 배우려는 마음이 느껴졌고 그 진정성이 작업의 밀도와 완성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소나무와 계곡 등 자연 풍경을 담기 위해 현장을 찾아 사진을 기록한 뒤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이어왔다. 민화에서는 꽃과 장생도 등 다양한 주제를 익히며 표현의 폭도 넓혔다.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도 분명했다. 이씨는 “누구나 못 이룬 꿈이 하나쯤은 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달려가야 한다”며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기회가 다가올 때가 있을 것이고, 그동안의 노력이 그것을 잡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회가 닿는다면 평생교육 강사 등을 하면서 배움에 목마른 주변 사람들에게 배운 것을 나누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목원대는 20일 오전 대학 채플에서 2025학년도 학위수여식을 열고 학사 1312명, 석사 152명, 박사 94명에게 학위를 수여한다. 올해로 건학 72주년을 맞은 목원대는 현재까지 6만6043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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