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 없다"…식당·호텔 등 종사자 3분의1이 이민자
향후 수백만 실직설…트럼프 정부 "이민단속과 경기 무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자 단속으로 미국 서비스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 측은 1년간 요식업, 관광업 등에 근무하는 서비스업 종사자가 10만명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인용해 보도한 미국·캐나다 서비스업 노조 '유나이트 히어'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1년간 요식업·관광업 등에 종사하는 서비스업 종사자 수가 9만8천명 감소했다.
미국의 관광 수입도 급감했다. 2024년 9월부터 2025년 9월까지 12억 달러(약 1조7천400억원)가 줄어든 것으로 노조 측은 추정했다.
미네소타주 노동자 6천명을 대변하는 '유나이트 히어 로컬 17' 웨이드 뤼네부르크 국장은 정부의 단속 탓에 "많은 조합원이 일하러 가길 두려워한다"고 지적한 후 "우리는 이민자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서비스산업은 이민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종사자의 3분의 1가량이 이민자들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우면 임금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물가 앙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애틀랜틱시티의 한 호텔에서 근무하는 모아나 몰리는 단속으로 인해 동료들이 떠나면서 남은 인력의 업무량이 가중됐다면서 "인력은 필요한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전 세계적으로 관광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미국은 침체를 겪고 있다. 작년 미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전년 대비 250만명 감소했다. 관광객 급감은 고스란히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워싱턴 D.C는 2025년 역대 최다 레스토랑이 폐업했고, 신규 개업은 30%나 둔화했다.
이민자 단속이 벌어진 미네소타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네소타는 캐나다 관광객 감소로 2025년 국제선 항공 승객이 15% 줄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 소상공인이 1월 한 달간 입은 매출 손실은 8천100만달러(약 1천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유나이트 히어의 그웬 밀스 회장은 "이런 상황이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이민자와 그 가족들에게 미치는 비극적인 영향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며 "주요 도시 거리에서의 폭력적인 장면, 반이민 수사, 공포 조성이 국내외 여행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작년 7월 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의 400만명 추방 목표가 실현될 경우, 이민자 330만 명과 미국 태생 노동자 260만 명을 포함해 총 59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했다.
서비스업 침체와 물가 앙등이 예견되는 상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단속과 경제 상황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국토안보부(DHS)의 트리샤 맥러플린 대변인은 가디언에 "불법 이민과 경제 호황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면 바이든 정부의 경제가 호황이었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이러한 범죄자들을 거리에서 내쫓는 것이 지역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사업주, 고객, 관광객들에게 더 환영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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