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가 국제약품㈜과 동성제약㈜의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적발하고 각각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국제약품, 연도별 맞춤형 경품…7차례 1,300만 원 제공
국제약품(대표 남영우·남태훈, 1959년 설립, 매출액 1,501억 원)은 지난 2015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광주 소재 병원을 대상으로 자사 의약품의 채택·처방 증대를 목적으로 총 7회에 걸쳐 약 1,300만 원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2015년·2016년·2018년·2019년 송년회 경품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총 800만 원어치 병원 기획실에 직접 전달했고, 2017년에는 소형가전(밥솥·믹서기 등) 200만 원어치를 대신 결제해 배송했다.
▲영화관 대관료까지 대납…병원 기획실이 내역 관리
영화관 대관료 대납도 2차례 이뤄졌다.
2017년과 2019년 병원 직원 단체 관람 행사인 ‘무비데이’를 위해 각각 144만 9,000원, 165만 6,000원의 대관료를 대신 결제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리베이트 제공 내역이 병원 기획실에 제공 명목·금액·일시별로 체계적으로 기록·관리됐다는 사실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200만 원, 2016년 200만 원, 2017년 344만 9,000원(가전+무비데이), 2018년 150만 원, 2019년 315만 6,000원(무비데이+상품권) 순이다.
(표)병원 기획실에 기록된 리베이트 내역
▲‘법인카드 깡’으로 현금 조성…조직적 자금 운용
리베이트 자금 조달도 조직적이었다.
영업사원들은 대상 병원의 전월 처방 실적에 비례해 지급받은 영업활동비를 자유롭게 리베이트에 활용했으며, 현금이 필요한 경우 여비를 과다 청구하거나 법인카드로 허위 결제 후 현금을 환급받는 이른바 ‘법인카드 깡’ 수법까지 동원했다.
공정위는 국제약품에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동성제약, 식약처 통보로 수사 시작…9년간 2억 5,000만 원 현금 살포
동성제약(대표 나원균, 1957년 설립, 매출액 884억 원, 당기순손실 72억 5,000만 원)의 사안은 규모와 수법 면에서 더욱 심각했다.
이 사건은 ‘제약 및 의료기기 분야 리베이트 사건 통보 가이드라인’에 따라 식약처가 동성제약에 행정처분을 내린 사실을 공정위에 통보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2010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수도권 소재 4개 병·의원 의료인들에게 현금 등 약 2억 5,000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권 현금화→계열사 전달→병원 지급…정교한 리베이트 경로
초기(2010년 10월~2014년 6월)에는 계열사 ㈜동성바이오팜을 통한 구조적 리베이트가 이뤄졌다.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이 매월 각 병·의원의 처방자료를 동성제약 영업관리부에 제출하면, 동성제약이 이를 취합해 처방실적에 비례한 금액의 상품권을 구매·전달했고,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이 이를 현금화해 병·의원에 지급하는 다단계 구조였다.
▲CSO 전환으로 책임 회피 시도…영업사원 유도해 업체 설립
2014년 7월부터는 리베이트 책임을 분산하기 위해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 일부를 설득·유도해 영업대행업체(CSO)를 직접 설립하게 한 뒤, 해당 업체에 리베이트 비용이 포함된 수수료를 지급하고 CSO가 병·의원에 처방실적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2019년 4월까지 이 구조가 유지됐다.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부과했지만, 동성제약이 현재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과징금은 전액 면제했다.
◆의약품 시장 왜곡·소비자 피해…공정위 감시 강화 방침
공정위는 두 건 모두 의료인이 의약품을 품질·가격이 아닌 리베이트 규모에 따라 선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시장 경쟁 질서를 왜곡하고, 리베이트 비용 보전을 위한 약가 인상 등 최종 피해를 환자에게 전가하는 대표적인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이번 동성제약 제재는 계열사와 CSO를 이중으로 활용한 간접 리베이트 구조까지 면밀히 추적·적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보건복지부·식약처 등 관계기관과 처분 결과를 공유하며 긴밀히 협력하고,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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