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윤의 디깅 #11] 시간의 목표와 개념을 규정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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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윤의 디깅 #11] 시간의 목표와 개념을 규정해야 하는가

문화매거진 2026-02-19 09:31: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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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진=전세윤 작가] 디깅 #10’에서는 순환적 시간에서 ‘자연의 순환’에 대해 다루었다. ‘사진’이 등장하며 ‘image’. 즉, ‘상’에 대한 개념만 변화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후에 등장한 ‘스톱모션’, 더 이후에 등장한 ‘무빙 이미지’. 기술적, 기계 장치와 미술사에서의 시간적 개념을 다루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반대말은 기계 장치와 관련이 있다. 시간과 관련된 기계 장치는 메트로놈, 탁상시계, 손목시계 등이 있다. 이 기계 장치들은 어떤 시간을 보여주는가. 선형적 시간을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며 나아간다. 

그리고 이 선형적 시간을 보며, 마르셸 뒤샹 같은 사람들이 시간적 간격을 초월하여 종교적 실존이나 순환하는 문화 현상이 영원한 곳에서 되풀이 되거나 대면하는 일인 동시성(同時性) 개념을 미술로 부르게 된다. 동시성(同時性)을 쉽게 말하면 지속되지 않는 현재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포괄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하니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있다.

▲ 로잘린드 E 크라우스
▲ 로잘린드 E 크라우스


‘로잘린드 E. 크라우스(Rosalind Krauss)’는 미국의 미술 이론가·비평가로 “가상이란 환상의 영역으로, 시간을 초월하는 특징을 지닌다. 왜냐하면 역사의 조건에서 해방되어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이 어쩌면 동시성(同時性)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기재한다.

▲ 생각해보니 죽음과 관련된 라틴어들이라 바니타스를 그렸던 것을 찾다가 장례식장에 놓는 국화까지 그렸던 사진을 갤러리에서 주웠다 / 사진: 전세윤 제공
▲ 생각해보니 죽음과 관련된 라틴어들이라 바니타스를 그렸던 것을 찾다가 장례식장에 놓는 국화까지 그렸던 사진을 갤러리에서 주웠다 / 사진: 전세윤 제공


그리고 시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두 라틴어가 생각이 난다. 아마 유명한 말들이라 어디선가 들어봤거나 익숙할 것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또 그의 영향을 받은 “바니타스(Vanitas/공허·덧없음)”.

“메멘토 모리”는 시간에 은유적 의미를 덧씌우는 것이다. 더불어 “바니타스”는 욕망과 생의 허무함을 경고하는 계몽적 권고와 인문적 성찰을 담는다. 고대로부터 서구 미술에서 즐겨 그려진 주제로 해골, 썩어가는 과일, 시들어 가는 꽃, 시계, 타버린 촛대 등의 모티브로 상징한다. 세속 세계의 쾌락과 그것의 무상함을 동시에 상징하는 16~17세기의 네덜란드 정물화가 대표적이다.

▲ 미술을 시작한 지 정말 얼마 안 지났을 때 그렸던 그림인데, 이것도 바니타스라고 볼 수 있다 / 사진: 전세윤 제공
▲ 미술을 시작한 지 정말 얼마 안 지났을 때 그렸던 그림인데, 이것도 바니타스라고 볼 수 있다 / 사진: 전세윤 제공


일반적으로 기억이 가지는 애매함과 덧없음. 그리고 시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계속 변화한다는 것.

시간이 지나도 그 느낌이 계속 지속된다면 그 감정은 분위기가 된다.

내가 ‘디깅 #7’에서 말했던 ‘시간 예술’은 순간을 동결시켜 재현한 것이다. 이것은 순간을 정지한 것일 수도 있고, 특정 시간과 시간의 틈을 재현한 것일 수도 있다.

사진은 움직임과 속도를 이용해 시간을 재현한다. 미래주의는 과거란 현재에 사는 이들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말한다. 초현실주의는 시간을 늦춰서 표현하거나, 시간이 만들어 낸 기이함을 재현하거나 시간을 조작한다. 레디 메이드는 발견된 재료를 전유하고 재활용함으로써 지나간 시간을 재현하는 전략을 세운다. 

고정된 형태의 미술은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을 반영하는 물리적 증거를 포괄시킴으로써 시간을 재현할 수 있다. 이는 시간을 육화(구체적인 모습으로 뚜렷이 나타나게 하게)시키는 형태의 미술로, 이때 그 시간은 그 자체로 작품에 필수적인 구성 요소다. 이 같은 방식의 작업에서 작가는 나무나 청동 같은 변형이 쉬운 재료를 다루는 것처럼 시간을 조작하고 거기에 형태(질감, 색채, 질량, 모양 포함)를 부여한다.

‘디깅 #10’과 지금 ‘디깅 #11’에서 시간성을 다루었다. 모두에게 시간은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이다. 물론 나의 생각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가졌다면 그것 또한 정답이다. 오답은 없다. 

시간의 목표를 규정하는 것도 존중하지만 시간의 개념을 내가 어떻게 규정하며 해방할지 생각해 보자. 시간의 목표를 규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점검해 보면 또 다른 개념이 정립되며 우리는 어떠한 것에서 해방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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