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나래를 둘러싼 형사 사건 수사가 뜻밖의 구설에 휘말리며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해당 사건의 수사를 총괄했던 경찰 고위 간부가 공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박나래를 변호하는 대형 법무법인(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수사 지휘관에서 변호인 소속으로…법조계 "이해충돌 소지 다분"
19일 법조계와 주요 매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했던 A씨는 지난달 퇴직 절차를 밟은 뒤 이달 초 박나래의 법률 대리인이 소속된 대형 로펌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앞서 강남서 형사과는 지난해 12월부터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피소된 박나래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뤄왔다. 결과적으로 피의자의 수사 진행 상황을 직접 보고받던 최고 책임자가 단기간에 피의자를 방어하는 로펌의 일원이 된 셈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의 전반적인 흐름과 핵심 기밀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심각한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건 접수 9일 전 이미 채용" 해명에도 식지 않는 의구심
논란이 거세지자 A씨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는 언론을 통해 "경찰에 몸담고 있을 당시 해당 사건에 대해 세부적인 수사 지시를 내린 바가 전혀 없으며, 로펌 이직 후에도 관련 업무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로펌 측 역시 "박나래 씨의 고발장이 강남서에 공식적으로 접수되기 9일 전, 이미 A씨의 면접과 최종 입사 결정이 모두 마무리된 상태였다"며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대중과 관계자들의 찝찝한 의구심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몸값 뛴 '경찰 출신 영입' 실태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이면에 최근 급격히 변화한 형사 사법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공직자는 유관 기관 취업 시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변호사 자격 소지자의 경우 이 규제망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특히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조직이 1차 수사 종결권을 확보하며 막강한 실권을 쥐게 되자, 대형 로펌들의 전관 영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실제 정부 통계표를 살펴보면 대형 로펌행을 택한 퇴직 경찰관은 2020년 10명 안팎에서 지난해 무려 36명으로 세 배 이상 급증하며 이러한 사회적 쏠림 현상을 여실히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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