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를 통과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확장안을 두고,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가 심각한 생태적 위기에 빠질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지금도 어업 및 관광 선박 때문에 폐어구에 지느러미가 잘리거나 서식 환경이 달라지는 등 악영향을 받고 있는데, 발전단지 건립으로 서식지가 급속히 파괴돼 위기가 가속한다는 우려다.
돌고래 보호 운동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폐어구에 등지느러미가 절반 넘게 잘린 채 헤엄을 치고 있는 한 남방큰돌고래의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13일 오후 이들 단체가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감시활동을 하다 포착한 개체로, 다친 지느러미엔 낚싯줄, 밧줄 등 폐어구가 걸려 있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당 개체가 지난해 12월 23일 구좌읍 하도리 앞바다에서 처음 발견된 때에도 등지느러미가 페어구로 잘려 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는 "현재 상태는 더 악화했다. 절반 정도가 잘려 나간 채 힘겹게 유영 중이었다"며 "이대로 방치한다면 등지느러미 남은 절반이 완전히 잘려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광선박은 또 다른 유해 인자다. 연안에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해안가에서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배로 이들 가까이에 접근하는 관광선박 사업이 주요 서식지 해안가에 성행하고 있다. 근접 접근은 남방큰돌고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2척 이상이 동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핫핑크돌핀스는 "그러나 13일 서귀포시 대정읍과 신도리 앞바다를 감시한 결과, 관광선박 4척이 동시에 달려들고, 이들이 관광을 마치자마자 또 다른 선박 3척이 동시에 달려드는 등 관광선박의 횡포가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장을 단속하는 공무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같은 해역에서 선박 3척이 관광하고 있는 가운데, 스트레스를 받은 돌고래 한 마리가 수면 위로 뛰어 올라온 모습이 관찰됐다"며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관광선박의 영향에 관해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여러 척 선박들은 수중에서 커다란 소음을 일으키는데, 이런 배들이 일으키는 엔진 소음과 진동은 물속에서 멀리까지 빠르게 전달된다"며 "이는 청각을 사용해 먹이활동과 의사소통을 하는 남방큰돌고래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고 밝혔다.
또 관광 선박들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몰려드는 상황과 관련해 "선박들이 대형을 이루고 해안가로 돌고래들을 밀어붙이며 공격적으로 관광을 하고 있다"며 "돌고래들은 피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당일 규정 위반이 확인된 선박을 모두 제주도청에 신고했다.
대규모 풍력 개발, 연안 생물 피해 고려 없어
단체는 또 "신규지정에 따른 공모 절차 생략 등 절차적 하자와 편법 논란, 바람연금 등 도민이익 공유 방안 부재 논란,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파괴 등 해양환경 파괴 논란, 마라도의 26배에 달하는 막대한 바다 면적의 독점적 사용 논란 등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2월 13일 제주도의회가 탐라해상풍력발전지구 면적 15배 확장 동의안을 통과시키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13일 제446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탐라해상풍력발전지구 지정(면적) 변경 동의안'을 가결했다. 제주시 한경면 탐라해상풍력발전지구에 8㎿(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9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계획안이다.
지구 지정 면적은 기존 51만 5000㎡(제곱미터)에서 786만 3402㎡로 15배 넓어지는 내용이 포함됐다. 제주에너지공사와 한국남동발전·두산에너빌리티가 총 40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풍력단지 확장안이다.
핫핑크돌핀스는 이에 "해안선에서부터 4km 이내 연안은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활동 지역이자 주요 이동 통로인데, 이 사업으로 인해 총 19기의 풍력발전기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게 된다면 제주 연안에 1년 내내 정착해 살아가는 돌고래들의 이동 통로 중간이 끊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돌고래들은 이동이 가로막히거나, 발전기를 피해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해서 서식환경이 매우 악화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 단체는 또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소음은 40~80㎞ 밖에서도 감지되며, 운영 시 발생하는 저주파는 돌고래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음역대로 돌고래의 분포 및 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국립고래연구소 연구 결과도 있다"며 "멸종위기 돌고래들의 서식처 인근에 대규모 연안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벌이면 공사소음으로 인해 돌고래들은 가뜩이나 줄어든 서식처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조차 마음 놓고 살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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