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인종차별 피해를 호소했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벤피카 측은 ‘골 세리머니가 문제일 뿐’이라는 주장부터 인종차별은 없었다는 주장 등으로 반격하며 진실공방으로 끌고 갔다.
지난 18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스타디우 다 루즈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토너먼트행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가진 레알마드리드가 벤피카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비니시우스가 선제결승골을 터뜨렸다. 킬리안 음바페가 측면으로 밀어 준 공을 받아, 비니시우스가 중앙으로 뚫고 들어가다가 한 명 제끼고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골문 구석에 공이 꽂혔다.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고 잠시 후 상황이 더 화제를 모았다. 비니시우스는 과도한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은 뒤, 벤피카의 아르헨티나 국적 수비수 지안루카 프레스티아니와 언쟁을 벌였다. 그리고 나서 프랑수아 레테시에 주심에게 달려가며 프레스티아니를 가리켰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고발이었다. 주심은 비니시우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절차에 따라 양 팔을 앞으로 들어 X를 그렸다. 인종차별 피해가 발생했음을 나타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표준 제스처다. 비니시우스와 레알 선수들이 곧바로 경기장을 떠나 항의했고, 벤피카 측도 격앙된 모습이었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의 동료들은 지지하는 뜻을 밝혔다. 인터뷰에 나선 레알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정의가 실현되기 바란다. 축구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축구협회는 “인종차별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비니시우스는 혼자가 아니다. 경기 중단 프로토콜을 발동한 건 용기와 품위가 있는 행동이었다. 비니시우스를 지지하며 어떤 차별이든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특히 음바페는 지지를 넘어 증인으로 나섰다. 음바페는 “비니시우스가 골을 넣고 춤을 췄으며 홈 관중들이 야유를 했다. 이는 흔히 있는 일이다. 벤피카 선수들과 신경전이 벌어진 것도 당연하다”라면서 “그런데 벤피카 25번은 이름조차 거론하고 싶지 않은데, 그가 비니시우스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했다. 여기까지도 나쁜 행동이지만 늘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유니폼을 들어 입을 가리고 비니시우스에게 원숭이라는 말을 다섯 번 했다. 내가 들었다. 근처에 있던 벤피카 선수들도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음바페는 “나는 벤피카 구단과 감독(주제 무리뉴)을 존중하다. 하지만 이 선수는 UCL에서 뛸 자격이 없다”며 프레스티아니의 퇴출을 주장했다.
반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무리뉴 감독은 “비니시우스의 골 세리머니가 무례해서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6만 관중이 있는 원정 구장에서 그들과 싸우면 안 된다. 이런 일이 비니시우스에게만 계속 일어나지 않느냐? 인종차별은 없었다. 우린 그런 팀이 아니다”라고 말해 마치 ‘당할 만 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논란을 키웠다.
벤피카 구단은 비니시우스에 대한 옹호 성명을 냈다. 해당 상황 영상을 소셜미디어(SNS) X에 게시하면서 “거리를 고려한다면 레알 선수들은 그들이 들었다고 주장하는 말을 듣는 게 불가능하다”는 근거를 대며 “프레스티아니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믿는다. 우리는 항상 상대팀을 존중, 벤피카의 정신을 존중하며 구단에 헌신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선수는 희생양이 됐다. 명예훼손을 부추기는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고 적극적으로 프레스티아니를 옹호했다.
유명 스포츠 방송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인종차별 반대 입장에 섰다. 제이미 캐러거는 “무리뉴가 세리머니에 대해 말하는 건 어이가 없다. 역대 어느 감독보다도 상대를 열심히 자극했던 인물 아니냐”라며 무리뉴 감독의 역대 도발 세리머니들을 언급했다. 마이카 리차즈는 “무리뉴 감독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면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앙리는 “도발 여부는 관심이 없다. 프레스티아니가 한 말에만 관심이 있다. 무리뉴는 능숙하게 화제를 돌렸다”라고 말했다.
심판 관점에서 경기를 보던 전 유명 주심 마크 클라텐버그는 생방송에서 “비니시우스가 스스로에게 도움되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X를 통해 “인종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없다. 생방송에서 내가 쓴 단어는 적절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레알마드리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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