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고민이 있다. 바로 플라스틱 반찬통에 밴 고약한 냄새다. 김치나 마늘 장아찌, 생선 조림처럼 향이 강한 음식을 담아두었던 통은 설거지를 아무리 깨끗하게 해도 냄새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뽀득뽀득 소리가 날 정도로 닦아내고 햇볕에 말려보아도, 뚜껑을 여는 순간 코를 찌르는 냄새 때문에 새 음식을 담기가 꺼려진다. 심지어 과일을 담았는데 마늘 냄새가 배어 나와 당황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반찬통 닦는 사진 (AI로 제작됨)
왜 플라스틱 통은 유독 냄새가 잘 빠지지 않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반찬통의 표면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구멍들이 수없이 뚫려 있다. 음식을 담아두면 이 작은 구멍 사이로 음식의 기름기와 냄새 입자들이 스며든다. 일반적인 주방 세제는 그릇 표면의 기름기는 닦아낼 수 있지만, 이 미세한 구멍 안으로 파고든 냄새까지는 해결하지 못한다. 결국 냄새를 없애려면 구멍 속에 박힌 냄새 입자를 밖으로 끌어내거나 중화시켜야 한다.
큰돈 들이지 않고 주방에 있는 재료들만으로 반찬통 냄새를 완벽하게 없앨 수 있는 검증된 방법들을 소개한다.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면서도 효과가 강력한 방법은 설탕을 사용하는 것이다. 설탕은 끈적거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성질이 플라스틱 구멍 속에 박힌 오염 물질과 냄새 입자를 밖으로 끌어당겨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반찬통에 설탕과 물을 1대 2 혹은 1대 3 정도의 비율로 섞어서 담아둔다.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준 뒤, 뚜껑을 닫고 반찬통을 거꾸로 뒤집어 놓으면 좋다. 반찬통 냄새는 통 바닥뿐만 아니라 뚜껑에 달린 고무 패킹에도 심하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반나절 정도 두었다가 깨끗한 물로 헹궈내면 신기하게도 냄새가 사라진다. 설탕물은 독한 화학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 도시락통이나 젖병 같은 곳에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소 밥을 지을 때 무심코 버리는 쌀뜨물도 훌륭한 냄새 제거제가 된다. 쌀뜨물 속에는 전분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전분 알갱이들은 주변의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매우 강하다.
쌀뜨물을 반찬통에 넣는 모습 (AI로 제작됨)
냄새가 밴 반찬통에 쌀뜨물을 가득 채우고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린다. 만약 냄새가 너무 심하다면 하룻밤 정도 푹 담가두는 것이 좋다. 만약 쌀뜨물이 없다면 집에 있는 밀가루를 활용해도 된다. 물 한 컵에 밀가루 한두 스푼을 풀어준 뒤 같은 방식으로 담가두면 쌀뜨물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밀가루 역시 냄새 입자를 꼼꼼하게 잡아내기 때문에 설거지 후에도 남아있는 퀴퀴한 냄새를 잡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청소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베이킹소다는 냄새 제거에도 탁월하다. 베이킹소다는 냄새를 유발하는 산성 성분을 중화시켜 주는 성질이 있다.
방법은 반찬통에 미지근한 물을 채우고 베이킹소다를 두세 스푼 듬뿍 넣어 잘 풀어주는 것이다. 그대로 1~2시간 정도 방치하면 베이킹소다가 플라스틱 내부의 찌든 때와 냄새를 서서히 없애준다. 특히 베이킹소다는 기름기를 분해하는 능력도 좋아서, 삼겹살이나 기름진 반찬을 담았던 통을 닦을 때 함께 사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든 세척 과정이 끝났다면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바로 햇볕 아래에서 바짝 말리는 것이다. 햇볕의 자외선은 냄새를 만드는 세균을 죽이고 냄새 분자를 분해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설탕물이나 베이킹소다로 닦아낸 반찬통을 깨끗이 헹군 뒤, 물기가 있는 상태로 햇볕이 잘 드는 창가나 베란다에 내놓는다. 이때 통의 입구가 해를 직접 향하도록 8시간 이상 충분히 말려주는 것이 포인트다. 햇볕에 말리면 냄새뿐만 아니라 김치 국물 때문에 붉게 변했던 플라스틱의 색깔까지 연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너무 오래 방치하면 플라스틱이 변형될 수 있으므로 하루 정도가 적당하다.
반찬통 (AI 사진)
요리하고 남은 상추나 배추 잎 같은 푸른 채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채소의 초록색을 만드는 성분은 주변의 냄새를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
시들어서 못 먹게 된 상추나 양배추 잎을 잘게 잘라 반찬통에 넣고 뚜껑을 닫은 뒤 흔들어준다. 그러고 나서 반나절 정도 그대로 두면 채소가 숨이 죽으면서 반찬통 안의 냄새를 빨아들인다. 냄새가 아주 심할 때는 채소를 으깨서 넣으면 즙이 나오면서 더 빠르게 냄새를 잡아준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냄새가 배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다. 냄새가 심한 음식을 담을 때는 플라스틱보다는 유리나 스테인리스 재질의 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통을 써야 한다면, 통 안에 비닐 팩을 한 겹 깔고 음식을 담으면 냄새와 색 배임을 동시에 막을 수 있다.
또한 설거지를 할 때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너무 뜨거운 물은 오히려 플라스틱의 구멍을 넓혀 냄새가 더 깊숙이 박히게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오래된 반찬통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오늘 소개한 방법들을 차례대로 시도해보자. 버리려던 반찬통이 다시 새것처럼 변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방에 있는 소박한 재료들만으로도 우리 집 식탁을 훨씬 더 쾌적하고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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