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하루에 한 건꼴로 '부동산 메시지'를 내며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본격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새해 소원을 언급하면서 '부동산 공화국 극복'을 가장 먼저 꼽을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SNS상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도 마다하지 않으며 '전력질주'를 예고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규제의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하자 서울 아파트 매도자 비율이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시장이 적극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부동산 정책은 서울 등 수도권의 지방선거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李, 연휴 기간 X에 '부동산 메시지' 5건
"부동산공화국 극복에 사력…전력질주만 남아"
장동혁 "다주택자 사회악으로 몰아" vs 李 "사회惡은 다주택이 돈 되게 만든 정치인"
이재명 대통령은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자신의 엑스(X)에 총 5건의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남겼다. 이 과정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도 벌였다.
앞서 장동혁 대표가 "부동산 겁박을 멈추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구할 뿐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투기에 부당한 특혜를 회수하고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엔 "수십년간 여론조작과 토목 건설 부동산 투기로 나라를 잃어버린 30년의 위험한 구렁텅이 직전까지 밀어 넣으며 그 정도 부와 권력을 차지했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며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언론을 지적했다.
이어 16일엔 장 대표를 거론하며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장 대표가 17일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SNS 선동에 매진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18일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각자의 책임으로 주어진 자유를 누리며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의 방식으로 돈을 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법과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다주택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할 권한을 가진 정치가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를 부담이 되도록 만들거나 금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되도록 특혜를 주어 투기를 조장했다면 이야말로 문제"라며 "도덕의 최소한인 법은 충분히 지킬 수 있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에 한정되어야 하고, 그러한 법을 위반하면 위반을 꿈꿀 수 없을만큼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세제, 규제, 금융 등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다주택 보유에 주어진 특혜를 철저히 회수하고, 다주택에 상응하는 책임과 부담을 엄정하게 부과하고 관리할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와 전쟁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이어 "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하우스 같은 건 누구도 문제삼지 않는다.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는 "이제 대한민국을 바꿀 기회가 왔다"며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는 것이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든, 성장·발전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든, 두려움을 모두 떨쳐내고 촌음까지 아껴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전력 질주만 남았다. 모두가 함께 행복한 나라, 우리 서로 굳게 손잡고 함께 만들어 가자"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설마가 부동산 잡는 해'라는 제목의 만화를 공유하며 "재미있네요"라고 적기도 했다. 이 만화는 2026년의 상징인 붉은 말이 '땅투기'라고 적힌 돼지를 발로 밟는 모습을 담고 있다.
與 "장동혁 6채 어떻게 할 건가" vs 野 "국민 편가르기"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설전은 여야간 공방으로 이어졌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7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장 대표는 민족의 대명절 설날에도 국민들을 위한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 대신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화살만 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 대표께서는 어제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골집까지 공개하며 '95세 노모'와 '홀로 계신 장모님' 걱정을 표했다"며 "대통령께서는 95세 노모가 살고 계신 장동혁 대표의 시골 집을 팔라고 말씀한 적은 없으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장 대표는 6채를 어떻게 할지 명확하게 밝힌 바 없다. 이번에 공개한 시골 집 외에 서울 구로구 아파트, 영등포구 오피스텔, 경기도 안양 아파트, 그리고 충남 보령 아파트, 경남 진주 아파트까지 아직 5채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님, 6채 다주택 어떻게 하실 것인가. 속 시원한 답변 기다리겠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통해 "장 대표의 이른바 '6채'는 공시지가 기준 약 8억5000만원 수준으로, 상당수는 지방 및 부모 거주 주택 등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정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야당 대표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국정운영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반면 대통령 자신은 재건축 호재로 시세차익 50억원이 예상되는 분당 아파트를 보유한 채 '집 팔아 주식 사라'고까지 말해왔다"며 "이제와 정부가 정작 대통령의 '똘똘한 한 채'에는 퇴임 후 돌아갈 집이라며 옹호하는 모습에서 국민은 공정성을 느끼기 어렵다. 솔선수범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18일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연휴 내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데 골몰했다"라며 "민생을 책임져야 할 국정 최고 책임자가 명절 밥상에 불안과 적대감을 투척했다"고 했다.
그는 "정작 본인은 (분당 재건축 예정 아파트) 똘똘한 한 채를 사수하면서 국민에게만 훈계하고 협박하는 태도는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라며 "본인의 말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자신의 집부터 정리하고 시장 정상화를 논하는 것이 도리지만, 당사자는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매도자 비율 최고
보유세·거래세 정책조합 가능성
한편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규제의 필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하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자 서울 아파트 매도자 비율이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17일 KB부동산 주간 통계에 따르면 2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연중 최저치였다.
매수우위지수는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의 비율을 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매수자가, 작을수록 매도자가 많음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월 넷째 주 99.3까지 3주 연속 상승했지만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메시지를 내기 시작한 1월 말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매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231건으로 열흘 사이 7.5% 급증했다. 연초 이사철을 감안하더라도 매물 증가세가 빠르다는 평가다.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실거주 1주택'을 보호하고 투기·투자용 '비거주'에는 각종 혜택을 거둬들이는 정책을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한 '보유세' 카드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