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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마곡에 위치한 이랜드이츠 R&D센터 내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많은 조리 기구와 식재료가 놓인 ‘메뉴 개발실’이었다. 겉모습은 일반적인 주방 같지만, 이곳은 철저하게 데이터와 실험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연구소에 가깝다.
한쪽 조리대에서는 다음 주 테스트 매장에서 선보일 ‘브런치 메뉴’ 개발이 한창이었다. 신선한 토마토 살사를 준비하던 애슐리 관계자는 “현재 오전 11시인 영업시작 시간을 10시로 앞당겨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상권에 맞는 브런치 메뉴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애슐리에서 상시 운영되는 메뉴는 무려 200여 개에 달한다. 이 방대한 메뉴판은 1년 내내 고정되어 있지 않다. 1년에 약 3~4회, 제철 식재료를 테마로 대규모 개편을 단행한다. 이때 한 번에 교체되는 메뉴만 30~40개에 이른다.
대규모 개편 시기가 아니어도 빨라지는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메뉴에 변화를 준다. 지난해 화제가 된 ‘저속노화’나 ‘말차’ 테마의 경우, 기획부터 출시까지 불과 4주 만에 완료하는 기동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는 3월 말에는 딸기 테마에 이어 건강과 계절성을 동시에 잡은 ‘토마토’가 메인 테마로 확정돼 막바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애슐리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는 새로움을 위해 낯선 재료를 끌어오기보다, 익숙한 재료를 다르게 풀어내는 방식”이라며 토마토가 3월 테마의 주인공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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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R&D 팀의 가장 큰 고민은 ‘누가 만들어도 맛있는 표준화’다. 매장이 120개를 넘어서면서 현장 직원의 역량에 상관없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 해답은 ‘공정 설계’에서 찾았다. 최근 개발된 ‘동파육’ 메뉴가 대표적이다. R&D 센터에서 레시피를 완성하면, 이를 협력사 공장에 이식해 완벽히 익힌 반제품 형태로 생산한다. 현장에서는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내놓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맛의 편차는 줄고 효율은 극대화됐다.
최근에는 메뉴 개발 보조 도구로 AI를 적극 활용한다. 방대한 레퍼런스 조사와 시뮬레이션 과정을 AI가 지원하다 보니 개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치솟는 식재료 값은 구매 전문 법인인 ‘팜앤푸드’를 통한 대량 공동 구매로 방어한다. 킴스클럽 등 그룹사 물량을 합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원가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뷔페를 매장밖으로 끌어낸 브랜드 ‘델리바이 애슐리’도 이곳에서 출발했다. 2024년 4월 강서 NC 발산역에 1호점을 열기까지 걸린 시간은 한 달 남짓. 애슐리 관계자는 “황성윤 이랜드이츠 대표님의 아이디어를 시작으로 시장조사와 메뉴 개발까지 한 달 만에 파일럿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와 개발팀이 1호점에서 함께 근무하며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일화는 이곳 개발자들에게도 여전히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애슐리 관계자는 “메뉴 창작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지만 대표부터 전 스텝이 현장에서 함께 뛰며 느꼈던 그 열정이 지금의 애슐리퀸즈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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