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유통까지…韓 미디어, AX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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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유통까지…韓 미디어, AX 시동

한스경제 2026-02-18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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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제작 애니메이션 '캣 비기(Cat Biggie)' 스틸./CJ ENM 제공

|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정부와 민간이 인공지능(AI) 기반 방송 콘텐츠 산업 육성을 가속화하면서 한국 미디어 산업도 AI 중심 성장 흐름에 올라탔다. AI 사용이 제작 공정 효율화 수준을 넘어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인공지능 전환(AX)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72억원을 투입해 AI와 디지털 기반 방송 콘텐츠의 기획·제작·유통 전 과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AI 기술 도입을 선택이 아닌 제작 인프라로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이미 작년부터 시작된 지원 사업은 최근 지상파 드라마와 예능 등에서 시청자들을 만난 바 있다. 드라마 ‘모범택시3’,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등에 AI 기술이 적용되며 제작비 절감 효과를 누린 것이다. ‘모범택시3’에서는 회당 100컷 이상의 배경 제거와 얼굴 보정·합성 작업을 AI가 지원했고 ‘신인감독 김연경’에서는 이미지 생성 AI가 경기장과 상상 장면 등 가상 공간을 구현했다. 스포츠 콘텐츠에서 활용되는 드론 와이드샷 역시 AI 기반 영상 생성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

◆ AI, 제작 핵심 인프라로 전환

방미통위와 KCA가 지원을 확대한 배경에는 글로벌 제작 환경 변화가 있다. 보수적이었던 방송 콘텐츠 산업이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AI 활용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산업도 전환 압력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다.

AI 접목 제작 실증 지원은 과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사업으로 추진됐으며 2024년 예산 규모는 28억원으로 올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간 KCA는 ‘미디어 이슈&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AI가 K-콘텐츠 제작 방식을 전반적으로 바꾸는 핵심 기술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며 AI의 발빠른 도입을 강조해왔다. 영상 편집, 자막 생성, 음성 합성, 시각효과(VFX) 후반 작업 자동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예능에서는 대본 작성 보조와 장면 구성 추천, 드라마에서는 디지털 세트 구축과 색 보정 자동화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작년 10월 기준 콘텐츠 산업 내 AI 도입률은 20% 안팎으로 국내 활용도는 적다.

해외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및 방송인 노동조합의 반발에도 관련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디즈니는 할리우드의 반발에도 2023년부터 AI 전담 테스크포스를 신설했고 작년에는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 오픈AI와도 파트너쉽을 맺으며 자사의 지식재산권(IP)을 학습할 수 있게 했다. IP로 인한 2차 창작에 보수적이었던 기업이 생성형 AI로 스토리텔링을 확장하라며 새로운 창작방식을 인정한 셈이다. 또 작년 9월 미국에서는 AI 배우 '탈리 노우드'를 앞세운 영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AI 음성 복원, 배우의 젊은 시절 재현, 가상 제작 등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국 역시 이번 민관 협력을 계기로 기술 도입을 넘어 데이터 기반 흥행 예측, AI 편집 자동화, 글로벌 유통 최적화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AI 생성물 저작권 문제 역시 최근 발의된 AI 기본법 논의를 통해 일정 수준의 규제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 CJ ENM, AI 콘텐츠 생태계 마련

민간에서는 국내 미디어 제작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CJ ENM이 AI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국내 처음 AI 콘텐츠 산업 생태계구축을 위한 'AI 콘텐츠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 유통, 소비 전반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콘텐츠 산업을 육성한다는 게 이 얼라이언스의 출범 의의다. 참여사인 중소 AI 제작사 12곳과 교육기관 5곳과 함께 AI 콘텐츠 제작 확대, 특화 기술 연구개발, 전문 인재 양성, 국내외 유통 플랫폼 확대, 정책 기반 조성 등 5대 협력 과제를 중심으로 공동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CJ ENM은 "AI 콘텐츠를 단순한 기술 도입 차원을 넘어 창작 방식과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고 민·관·학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축적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기업은 작년부터 ‘글로벌 AI 스튜디오’를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하는 등 AI를 활용한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회당 제작비가 수십억원을 상회하는 넷플릭스 등에 맞서 기존의 물량 투입식 제작 방식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기업은 "미래 콘텐츠 산업의 핵심적인 기술 요소인 AI에서는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AI 기반 신유형 콘텐츠를 개척하고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주도할 것"이라며 "또 제작 단계에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콘텐츠 퀄리티를 확립하고 제작비를 절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박자를 맞춘다. 이날 김재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미디어산업 실장은 얼라이언스에 대해 "AI 콘텐츠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창작기회를 모색하고 글로벌 AI콘텐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시의적절한 지원과 투자로 민간의 혁신을 뒷받침하고 협력과 선순환이 이어지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CJ ENM은 이번 얼라이언스를 통해 제작·기술·유통·인재·정책을 잇는 협력 AI 콘텐츠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대한민국이 ‘AI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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