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골마을 골목 / 대구 동구청 홈페이지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에 자리 잡은 옻골마을은 400년이 넘는 긴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다. 이곳은 경주최씨 광정공파 후손들이 대를 이어 살아가는 집성촌으로, 조선 중기 학자인 대암 최동집이 1616년 터를 잡으면서 마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주변 산에 옻나무가 많아 '옻골'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곳은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양반가의 가풍과 주거 양식을 보전하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마을 내부로 들어서면 조선시대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가옥 20여 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그중에서도 마을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백불고택'은 대구 지역에 남아 있는 조선시대 가옥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가옥들을 부드럽게 감싸안은 옛 담장 또한 옻골마을의 백미로 꼽힌다. 흙과 돌을 정교하게 쌓아 올린 이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이름을 올렸을 만큼 뛰어난 미관을 자랑한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기와지붕의 곡선과 어우러진 돌담길은 한국적인 미의 전형을 보여주며,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난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옻골마을 전경 / 대구 동구청 홈페이지
마을 입구에서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350여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수십 그루다. 울창한 숲을 이룬 이 나무들은 과거 마을 사람들이 조성한 비보림(裨補林)의 성격을 띠고 있다. 마을의 터가 주변 지형보다 높아 금호강 지류가 훤히 내다보이는 구조적 특징을 보완하기 위해, 나쁜 기운이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고자 나무를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옻골마을은 전통 한옥스테이를 통해 그 정취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옛 선비들의 생활 공간이었던 고택에서의 하룻밤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정서적 휴식과 특별한 영감을 제공한다. 마을 관람을 원하는 이들은 누구나 별도의 입장료 없이 마을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으며, 입구에는 무료 주차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 또한 우수하다. 전통의 가치가 현대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옻골마을은 도심 속에서 옛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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