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냉장고 한편에 애매하게 남은 잡채가 자리한다.
설날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메뉴인 잡채는 넉넉히 만들어 두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당면이 서로 달라붙고 불어 식감이 떨어진다. 그대로 데워 먹기에는 퍼진 느낌이 강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이럴 때 남은 잡채를 활용해 얼큰한 ‘잡채탕’으로 재탄생시키면 전혀 다른 메뉴로 즐길 수 있다.
유튜브 '엄마식탁 Mom's Table'
얼큰잡채탕은 잡채를 국물 요리로 바꿔 매콤하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방식이다. 이미 간장 양념이 배어 있는 잡채를 활용하되, 당면이 더 이상 불지 않도록 조리 순서와 시간 조절이 핵심이다. 잘만 만들면 쫄깃한 면발과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진 별미가 된다.
먼저 남은 잡채의 상태를 점검한다. 냉장 보관한 잡채는 굳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덩어리째 넣으면 국물 속에서 고르게 풀리지 않으므로 젓가락이나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 둔다. 이때 당면이 지나치게 퍼져 있다면 일부는 덜어내고 건더기 위주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본 재료는 잡채 2공기 분량 기준으로 소고기(불고기용) 100그램, 양파 1/2개, 대파 1대, 청양고추 1개,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고추장 1큰술, 국간장 1큰술, 물 1.2리터 정도다. 잡채 자체에 간이 되어 있으므로 양념은 과하지 않게 시작한다.
유튜브 '엄마식탁 Mom's Table'
먼저 냄비에 소량의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약불에서 볶아 고추기름을 낸다. 불이 세면 고춧가루가 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붉은 기름이 올라오면 소고기를 넣고 볶는다. 고기가 익으면 물을 붓고 중불에서 끓인다. 거품이 올라오면 걷어내 국물을 깔끔하게 만든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양파와 고추장, 국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다. 이 단계까지는 잡채를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잡채를 처음부터 넣고 오래 끓이면 당면이 급격히 불어 식감이 무너진다. 국물 맛을 먼저 완성해 두는 것이 잡채탕 조리의 핵심이다.
국물이 충분히 끓어 맛이 자리 잡으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마지막 단계에서 잡채를 넣는다. 넣은 뒤에는 2~3분 정도만 짧게 끓인다. 이미 익어 있는 당면이기 때문에 오래 가열할 필요가 없다. 당면이 국물을 머금으며 다시 풀어지면 바로 불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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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가 불지 않게 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잡채는 반드시 마지막에 넣는다. 둘째, 강한 불에서 오래 끓이지 않는다. 셋째, 국물 양을 지나치게 많게 잡지 않는다. 국물이 너무 많으면 당면이 계속 수분을 흡수해 퍼질 가능성이 높다. 넷째, 완성 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시간이 지나면 당면은 자연스럽게 불기 때문이다.
추가로 식감을 살리고 싶다면 잡채 중 일부 당면을 덜어내고, 새로 삶은 당면을 소량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새 당면은 70퍼센트 정도만 삶아 국물에 넣고 1~2분 더 끓이면 쫄깃함을 유지할 수 있다. 기존 잡채 건더기와 어우러져 식감의 대비가 생긴다.
마무리로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어 향을 더하고, 기호에 따라 후추를 약간 뿌린다. 완성된 얼큰잡채탕은 간장 베이스의 잡채 풍미에 매콤한 국물이 더해져 색다른 맛을 낸다. 당면은 쫄깃하고 채소와 고기 건더기가 국물과 어우러져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설 명절 이후 남은 잡채를 그대로 소비하기보다 국물 요리로 전환하면 새로운 메뉴가 완성된다. 조리 순서와 시간만 지키면 당면이 불지 않으면서도 얼큰한 맛을 살릴 수 있다. 남은 음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전혀 다른 한 그릇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얼큰잡채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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