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명] 전문가의 역설, 모내기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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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명] 전문가의 역설, 모내기의 교훈

뉴스비전미디어 2026-02-17 18:05: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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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두 달 전, 저는 'AI 이주민'과 'AI 원주민'이라는 개념으로 전문가의 역설(The Expert Paradox)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로도 이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다가, 어느 날 문득 어릴 적 풍경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논에 줄지어 서서 허리 숙여 모를 심던 사람들.

그리고 요즘 농촌에서 보게 되는, 이앙기 한 대가 그 넓은 논을 혼자 채워가는 풍경.

이 두 장면이 나란히 놓이는 순간,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가 비로소 선명해졌습니다.

손 모내기에는 경외감이 있습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감각, 줄 간격을 읽는 눈, 흙의 상태를 손끝으로 아는 숙련. 그건 분명 장인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이앙기가 등장한 뒤, 모내기의 판도를 바꾼 건 "누가 손 모내기를 더 잘하느냐"가 아니었습니다.

"누가 이앙기를 먼저, 그리고 많이 사용해 봤느냐"였습니다.

손 모내기 30년 베테랑도, 이앙기 앞에서는 처음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앙기를 일찍 탄 사람이, 경력과 상관없이 더 넓은 논을 심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지금 AI 시대와 너무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솔직히 고백을 하자면, 저 자신이 그랬습니다.

40년 경험의 프로그래머로서 오랜 시간 코드를 짜온 경험이 있다 보니, AI가 제안하는 방식이 제 습관과 다르면 본능적으로 "아닌데..."가 먼저 나왔습니다. 이앙기가 심은 간격이 내 손 감각과 다르다며 고개를 갸웃하는 농부처럼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AI가 맞고 제가 틀렸던 순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의심하느라 쓴 시간은 고스란히 저만의 비용이었습니다.

반면, 과거 경험 없이 AI와 함께 처음 시작한 분들은 일단 해보고, 결과로 판단하고, 빠르게 다음으로 나아가더군요. 마치 이앙기를 의심 없이 타고 다음 논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그래서 요즘 제가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보다, 지금 AI를 얼마나 쓰고 있느냐. 코딩을 10년 했든, 오피스를 먼저 다뤘든, 어제 처음 컴퓨터를 켰든, 그건 이제 결정적인 차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앙기는 농부의 경력을 묻지 않았습니다.
올라타는 사람에게 그냥 작동했을 뿐입니다.

AI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나이를 묻지 않고, 학력을 묻지 않고,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오늘 얼마나 부딪혀 보느냐, 그것만 봅니다.

"나는 IT를 잘 몰라서..."
"이 나이에 무슨..."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드신다면, 저는 모내기 이야기를 떠올려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손 모내기밖에 모르던 농부도 이앙기 위에 올라타는 순간, 새로운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손 모내기의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이앙기까지 익히면 그게 가장 강력한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의 깊이에 새로운 도구의 속도가 곱해지는 거니까요.

다만 그 곱셈은, 이앙기 위에 올라타야만 시작됩니다.

제1편에서 저는 '학습을 향한 겸손'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거기에 하나를 더 보태봅니다.

겸손에 더해, 올라타는 용기.

저도 여전히 연습 중입니다. 같이 올라타시죠. 

박승훈 오마주케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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