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만 먹는 게 아니었네…" 설날에 떡국 안 먹으면 손해라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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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만 먹는 게 아니었네…" 설날에 떡국 안 먹으면 손해라는 진짜 '이유'

위키푸디 2026-02-17 16: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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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의 떡국이 한 해를 넘겼음을 알리는 기준이 됐다. / 위키푸디
한 그릇의 떡국이 한 해를 넘겼음을 알리는 기준이 됐다. / 위키푸디

아직 공기가 차가운 설 연휴 아침이면 부엌에서 가장 먼저 김이 오른다. 밤새 식은 집 안에 따뜻한 냄새가 번지고, 냄비 속에서는 맑은 국물이 조용히 끓는다. 해마다 반복되는 장면이지만, 이 한 그릇이 올라오는 순간만큼은 새해가 분명히 시작됐다는 감각이 든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이유를 떠올리면 흔히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기록과 음식의 형태를 따라가다 보면, 떡국은 숫자를 더하는 음식이라기보다 한 해를 건너는 의식에 가까웠다. 설날에 떡국이 자리 잡은 배경을 문헌과 식재료의 상징을 통해 차분히 짚어본다.

설날 음식의 기준이 된 '떡국'

설날 아침, 부엌에서 가장 먼저 끓기 시작하는 떡국 냄비다. / 위키푸디
설날 아침, 부엌에서 가장 먼저 끓기 시작하는 떡국 냄비다. / 위키푸디

떡국은 설날 세찬 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조선 후기 세시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에는 설날 아침에 병탕을 끓여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여기서 병탕은 떡을 얇게 썰어 끓인 국을 뜻한다. 『열양세시기』에도 비슷한 기록이 이어진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행위는 특정 지역의 풍습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공유된 새해의 의식이었다.

이 음식이 설날에 고정된 이유도 분명하다. 떡은 쌀을 주재료로 한다. 농경 사회에서 쌀은 한 해의 수확과 직결된 식량이었다. 설날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농사 주기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가장 귀한 곡식을 가장 앞자리에 올리는 선택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흰 가래떡에 담긴 새해의 의미

얇게 썰린 가래떡의 흰빛이 새해의 시작을 상징한다. / 위키푸디
얇게 썰린 가래떡의 흰빛이 새해의 시작을 상징한다. / 위키푸디

떡국의 핵심은 가래떡이다. 가래떡은 길게 뽑아 만든 뒤 동그랗게 썰어 사용한다. 이 형태에는 분명한 뜻이 담겨 있다. 먼저 색이다. 가래떡의 흰빛은 새해의 정갈함을 상징한다. 설날은 한 해의 첫날이다. 마음가짐과 생활을 새로 정돈하는 날로 여겨졌다. 흰 떡은 그 출발선을 눈으로 확인하게 만드는 재료였다.

길게 뽑는 과정도 중요하다. 가래떡을 만들 때 일부러 끊지 않고 길게 늘리는 이유는 오래 이어짐을 염원했기 때문이다. 질병과 사고가 일상에 가까웠던 시절, 길게 이어진 떡 한 줄은 삶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떡국에 들어간 얇은 떡 한 장 한 장은 그 기원이 잘게 나뉜 형태라 볼 수 있다.

동그랗게 썬 모양 역시 의미를 지닌다. 둥근 떡은 옛 화폐인 엽전을 떠올리게 한다. 국물 위에 떠 있는 흰 떡 조각은 엽전이 담긴 그릇을 연상시킨다. 새해에 먹는 떡국은 배를 채우는 음식이자 살림이 넉넉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릇이었다.

육수에 담긴 생활의 변화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달라진 떡국 국물의 모습이다. / 위키푸디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달라진 떡국 국물의 모습이다. / 위키푸디

떡국의 국물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기록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 재료는 꿩이다. 꿩고기로 낸 육수는 맑고 깊은 맛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꿩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었다. 이 한계를 대신한 것이 닭이다. 집에서 기르던 닭으로 국물을 내기 시작하면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이후 쇠고기 양지나 사골을 사용하는 방식이 퍼졌다. 도축과 유통이 안정되면서 가능한 선택이었다. 지역에 따라 국물의 방향도 갈라졌다. 북쪽에서는 만두를 함께 넣어 포만감을 더했고, 남쪽 해안에서는 멸치나 굴을 넣어 맑은 국물을 냈다. 충청 지역에서는 가래떡 대신 반죽한 쌀가루를 바로 끓이는 생떡국이 이어져 왔다. 같은 이름의 음식이지만, 그릇마다 다른 삶의 조건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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