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 선점을 위해 설 연휴에도 반도체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출시가 본격화되는 만큼, 초기 물량을 선점한 업체가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설 연휴 기간에도 국내 주요 반도체 생산라인을 평소와 동일하게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 공장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며 4조 3교대 체제를 유지하고, SK하이닉스도 이천과 청주 공장을 같은 방식으로 풀가동한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라인을 멈추면 제작 중인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고, 장비가 멈출 경우 실리콘막 산화로 전기적 특성이 손상돼 정상 생산이 어렵다. 공정을 다시 세팅하는 데에도 막대한 시간이 필요, 재가동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연휴 가동까지 감수하는 배경에는 HBM4 양산 경쟁이 있다. 올해는 HBM4 상용화 원년으로, 생산 초기 수율 확보와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AI 가속기 출시 일정이 촘촘해지면서, 초도 물량을 확보한 메모리 업체가 사실상 주도권을 쥐게 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선제 행보에 나섰다. SK하이닉스도 제품 최적화와 수율 안정화 단계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본격 출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 모두 초기 양산 단계에서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HBM4는 적층 수 확대와 발열 제어, 전력 효율 관리 등 기술 난도가 크게 높아진 제품이다. 주요 고객사가 요구하는 성능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 역시 양사의 생산 전략을 압박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하반기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출시를 예고했으며, 해당 제품에는 HBM4가 8개 탑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들의 초기 물량 확보 경쟁도 이미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수요 확대에 따라 메모리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라며 “내달 안으로 HBM4 시장에서 어느 기업이 우위를 점할지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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