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 개막①] 현대차, 아틀라스 투입 임박…제조 패러다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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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개막①] 현대차, 아틀라스 투입 임박…제조 패러다임 바꾼다

투데이신문 2026-02-17 13:16: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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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로봇이 온다. 인간의 신체 형태를 닮은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이 생산현장 실전 투입을 앞뒀다. 제조·물류 현장은 물론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고위험 현장에도 투입돼 인간 노동을 보완·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장 담을 넘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안전성 증명을 전제로 아동 돌봄과 노인 복지에 로봇이 활용되는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도 분주한 모습이다. 로봇 생태계 구축과 상용화를 목표로 각 산업군에서 전략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바야흐로 ‘로봇 시대’다. <편집자주>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전신 제어 알고리즘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로봇이 인간 노동을 보완·대체하는 제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성큼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겁고 불규칙한 부품을 거뜬히 들어 올리고,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며 쉬지 않고 일하는 ‘로봇 근로자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전 기술 요건과 인력, 운용 환경 등을 사전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 현대차 재경본부장 이승조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의 메타플랜트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방향성은 ‘정밀 기술자’로 요약할 수 있다.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자재 취급부터 정밀 조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PoC 과정도 로봇이 얼마나 사람처럼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지를 중점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숙련 작업과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로봇의 전신 제어 기술을 연마했다. 지난 7일에는 아틀라스가 기계체조 선수처럼 옆돌기와 백 텀블링을 연속으로 시연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수차례의 실패 모습을 여과 없이 담아 고난이도의 동작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의 전신 제어 능력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도약부터 공중 자세 제어, 착지 충격 흡수, 자세 회복으로 연결되는 고난도 동작을 통해 연속 기동 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측은 “연구원은 전신 제어와 이동성의 한계를 시험하는 최종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이제 아틀라스의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이 가동됨에 따라 연구용 버전의 성능 테스트는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공중제비 넘는 아틀라스.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공중제비 넘는 아틀라스.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의 첫 실전 무대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HMGMA에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초기에는 부품 분류 등 비교적 정형화된 작업부터 맡기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과 중량물 취급 등 고난이도 공정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산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제조 현장에 본격 도입될 경우 생산 효율성의 근본적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휴일 없이 24시간 공장을 운영하고 고령화와 숙련자 이탈 등 제조업의 전통적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휴머노이드의 무기는 범용성이다. 특정 작업만 반복 수행하는 일반 로봇과 달리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인간의 형태이기 때문에 사람을 위해 설계된 도구와 장비,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인공지능로봇연구본부 정현준 본부장은 “휴머노이드가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범용성 때문”이라며 “인간에 맞춰진 환경에서도 바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고중량·고난도 작업 수행 ▲유연한 움직임 ▲빠른 학습을 아틀라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56개의 관절이 독립적으로 회전하며 최대 50kg의 무게를 들어 올릴 힘을 가졌고, -20℃에서 40℃의 환경에서도 완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로봇은 정신적·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정밀 작업을 수행하며 인간이 하기 어려운 위험한 일을 대신해 안전성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틀라스가 제조 공정에서 인간의 개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엔진 블록 또는 배터리 팩 케이스처럼 무거운 부품을 조립하거나 차량 하부에서 팔을 머리 위로 들고 이뤄지는 작업 등에 쓰일 수 있고, 고정식 기계보다 자유롭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만큼 스스로 위치를 조정해 가며 세밀한 작업도 가능하다. 고열·분진이 발생하는 용접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준 본부장은 “산업 현장에서는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중량물 취급 작업의 규정이 엄격하다”며 “아틀라스가 실제로 50kg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다면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틀라스의 자동차 부품 조립 공정 투입 예시.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의 자동차 부품 조립 공정 투입 예시.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현대차는 자동차 생산 인프라와 노하우, 그룹사의 역량을 결집해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가속할 방침이다. 최첨단 스마트팩토리인 HMGMA에서 학습 데이터와 실전 데이터를 교차하며 빠르게 로봇을 최적화하고, 로봇의 구체적인 활용 방법을 발굴한다.

축적된 제조 전문성과 부품 인프라도 활용한다.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 공정 제어, 생산 데이터 등을 담당하고, 현대모비스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개발을 맡는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공급망 흐름 최적화에 나서 로봇의 현장 활용 사례를 넓힌다.

타 산업으로의 확장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로봇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함께 유지보수·수리·모니터링 등 하드웨어 운영·보수를 제공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그룹사에서 수만 대 규모의 아틀라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틀라스를 통해 실제로 쌓인 데이터를 학습하고 사용성을 개선하며 자동차를 넘어 다른 제조업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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