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지나고 냉장고 속에서 덩어리째 굳어버린 잡채, 혹은 남은 당면을 보며 한숨 지었다면, 이제 그 골칫덩이를 식탁 위 가장 화려한 주인공으로 바꿀 시간이다. 호불호 갈리지 않는, 색다른 요리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당면을 프라이팬에 올린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기엔 이르다. 맛있게 먹고 싶었지만 처치 곤란이었던 당면을 위해, 오늘 우리는 주방의 마법 같은 레시피 하나를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바로 식은 잡채와 남은 당면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잡채전’이다. 명절 음식을 버리기엔 아깝고, 그대로 먹기엔 물렸다면 지금 당장 프라이팬을 예열하고 이 레시피를 따라 해보자.
당면을 자르는 모습 / 유튜브 '맛난메뉴'
그리고 양파 1/2개, 표고버섯 1개, 깻잎 3-4장을 잘게 썰어준다. 이후 그릇에 잘게 썬 재료들과 당면을 모두 담고 계란 5개를 깨뜨려 넣는다. 홍게간장 1스푼, 소금과 후추를 약간 뿌려준다. 그리고 마늘가루 1/2 작은술을 넣고 골고루 섞어주면 된다.
맛있게 만들어진 반죽 / 유튜브 '맛난메뉴'
완성된 잡채전 / 유튜브 '맛난메뉴'
명절 후 냉장고에 들어간 잡채가 덩어리처럼 굳는 현상은 당면의 주성분인 '전분의 노화' 때문이다. 갓 조리한 잡채는 전분 분자 사이에 수분이 들어가 말랑한 '호화'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분자들이 다시 결합하며 수분을 내뱉고 딱딱하게 굳는다.
이때 잡채전으로 남은 잡채를 활용하면 좋다. 딱딱해진 잡채를 다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수분이 날아가 질겨지기 쉽다. 반면, 계란물을 입혀 팬에 굽는 '잡채전' 방식은 계란막이 수분 증발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팬의 열기가 전달되면서 굳었던 전분 구조가 다시 느슨해져, 갓 만든 잡채보다 오히려 더 '쫀득하고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게 된다.
맛있게 잡채전을 굽는 모습 / 유튜브 '맛난메뉴'
단순히 굽는 것을 넘어 더 맛있는 잡채전을 만들기 위한 팁이 있다. 먼저 당면은 잘게 잘라주는 것이 좋다. 당면은 물리적으로 길기 때문에 전으로 부쳤을 때 형태가 쉽게 무너진다. 냉장고에서 꺼낸 잡채를 1cm 내외로 아주 잘게 잘라야 계란물과 밀착도가 높아져 뒤집을 때 깨지지 않는다.
여기에 수분 조절은 필수다. 냉장 보관 시 잡채에 물기가 생겼다면 키친타월로 살짝 눌러준 뒤 구워야 기름이 튀지 않고 겉이 바삭해진다. 마늘 가루를 넣는 것은 당면 특유의 전분 냄새를 잡아주고 감칠맛을 폭발시키는 '킥'이 된다.
또한 잡채전을 조리할 때는 불 조절이 관건이다. 당면은 이미 익은 상태이고 계란은 높은 온도에서 쉽게 타버리는 성질이 있으므로, 중약불에서 은근하게 익혀야 한다. 너무 센 불에서 조리하면 겉은 타고 속은 계란이 익지 않아 형태가 무너질 수 있다. 앞뒤로 노릇하게 익혀 겉면의 수분을 날려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맛있는 잡채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또한 아이들을 위한 간식으로 활용할 경우, 반죽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뿌려 구워내면 퓨전 스타일의 색다른 요리가 완성된다. 완성된 잡채전은 초간장(간장, 식초, 물을 1:1:1 비율로 섞고 설탕 약간 추가)이나 명절에 남은 전을 찍어 먹는 양파 장아찌 간장과 곁들이면 풍미가 배가된다.
설연휴 맛있게 먹은 잡채를 현명하게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남은 음식을 활용하는 지혜는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미식 경험과 영양 균형까지 고려하는 스마트한 식생활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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