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니 도와달라” 관내 업체서 ‘고문료 수억’ 받은 前세무서장들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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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니 도와달라” 관내 업체서 ‘고문료 수억’ 받은 前세무서장들 ‘유죄’

경기일보 2026-02-17 08:24: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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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전경.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전경. 연합뉴스

 

세무서장으로 근무하면서 관할지역 납세자들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퇴임 후 수억원을 받은 전직 세무서장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김지선 소병진 김용중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세무서장 A씨와 B씨에게 1심과 같은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각각 2019년 6월, 2020년 6월 세무서장으로 퇴직 후 세무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약 1년 동안 자신의 관내에 있던 업체 수십여곳으로부터 매월 55만∼220만원 상당의 고문료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57개 업체서 모두 6억930만원을, B씨는 47개 업체에서 4억6천216만원으로 받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관내 업체 운영자에게 “퇴직하는데 도와달라”, “고문 계약을 해주면 좋겠다” 등의 말과 함께 고문 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이러한 과정은 전직 세무서장들에게 이어지던 관행처럼 이어졌으며, A씨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후임자였던 B씨가 이를 대부분 물려받는 식의 대물림까지 이뤄졌다.

 

이에 대해 A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고문 계약이 퇴임 후에 체결됐고 실제 자문에 대한 대가로 퇴임 전 확정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청탁금지법 8조 3항은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한 금품 수수를 허용한다고 정하고 있다”라며 “퇴임 전 합의가 있었더라도 실제 세무 자문을 제공한 대가이므로 청탁으로 볼 수 없다”고도 항변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퇴직 바로 다음 날부터 계약이 시작된 점 ▲퇴직 전 이미 합의가 완료된 점 ▲관리 업체 수가 너무 많아 정상적인 자문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근거해 “이들이 퇴임 전 이미 구두로 고문료 지급에 대한 확정적 의사의 합치가 이뤄졌다”라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실제 세무 자문에 대한 대가로 받은 고문료’라는 주장에 대해 “고문 계약을 체결한 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아 정상적으로 자문을 해주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자문을 했다고 볼 객관적 자료도 없다”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 수행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훼손됐고 피고인들은 고문료 명목 금원 지급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청탁금지법은 금품을 받는 것 외에도 요구, 약속까지 금지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를 처벌하는 것이 특별히 확장해석이라거나, 퇴직이 예정된 경우는 처벌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다”라며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면서 A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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