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원주] 목은경 기자┃이날만큼은 '서명진 킬러'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DB 정호영 이야기다.
2위 수성을 위해 중요한 경기였다. 원주 DB프로미는 16일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KBL) 정규리그 5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90-80으로 승리했다.
2연패 탈출에 성공한 DB는 시즌 26승(15패)째를 수확하며 서울 SK, 안양 정관장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 14일 창원 LG와의 원정서 58-80으로 완패당한 아픔을 털어내며 다시 한번 상위권 복귀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빠른 공수 전환이 승부를 갈랐다. 두 팀 모두 템포를 끌어올렸고, 결국 상대 속공을 얼마나 막느냐가 관건이었다.
승부처에서 한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전 김주성 감독이 말한 '의외의 선수'였다. 김 감독은 "알바노의 컨디션에 따라 팀 분위기가 많이 좌우된다. 의외의 선수가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고, 그 말은 현실이 됐다.
주인공은 정호영이었다. 이날 시즌 최다 출전 시간인 30분 동안 볼 핸들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85.7%나 되는 높은 야투 성공률도 인상적이었다.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인 14점을 올렸고, 2리바운드 2스틸 1블록을 더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DB는 1쿼터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베테랑 이정현과 헨리 엘런슨의 투맨 게임이 위력을 발했고, 엘런슨은 1쿼터에만 11점을 몰아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상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DB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여온 레이션 해먼즈가 9점을 올렸고, 박무빈과 서명진도 각각 6점과 7점을 보태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2쿼터부터 정호영의 수비가 빛나기 시작했다. 서명진을 상대로 밀착 수비를 펼치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고, 적극적인 돌파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찬스에서는 주저 없이 슛을 던지며 7점을 보탰다.
후반 들어 그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3쿼터 종료 1초 전, 서명진의 속공을 블록슛으로 저지하며 77-62로 달아났다. 흐름을 완전히 DB 쪽으로 끌어온 순간이었다.
이어진 마지막 쿼터, 위기의 순간마다 정호영이 활약했다. 경기내내 우위를 점한 DB였지만 존 이그부누의 덩크로 한때 8점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정호영이 곧바로 2점을 올리며 흐름을 되찾았다. 결국 DB는 공동 2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에이스 이선 알바노는 27점 2리바운드로 공격을 이끌었다. 허리 통증 여파로 최근 두 경기에서 주춤했던 엘런슨도 18점 10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다만 알바노에게 집중된 부담을 덜어줄 조력자가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그 역할을 정호영이 해냈다. 서명진이 움직이는 곳마다 정호영이 있었다. 서명진을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수비의 중심을 잡으며 알바노의 부담을 덜어냈다.
경기 후 그를 향한 호평이 이어졌다. 사령탑과 동료 모두 한목소리로 그를 칭찬했다.
김주성 감독은 "호영이가 드리블 쳐주면서 넘어오는 과정만 해줘도 알바노의 체력 부담이 줄어든다. 오늘 그 역할을 해냈다. 계속 나아지고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알바노 역시 "KBL 데뷔 첫 시즌부터 함께해온 선수다. 좋고 빠른 선수다.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서 오늘 같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정호영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경기 후 진행된 방송사 인터뷰에서 오늘 승리를 즐겨도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정규리그가 많이 남았고, 우리 목표는 1위다. 팬들이 원정경기까지 정말 많이 오신다. 끝날 때까지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또, "수비가 안 좋다는 평가를 신인 때부터 많이 들었다"며 "스피드나 팔 길이는 괜찮은데 체형적으로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게 부족했다. 이번 시즌에는 그런 모습 안 보이게 죽기 살기로 수비 연습했다"고 자평했다.
상위권 굳히기에 나선 DB. 알바노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떠오른 정호영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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