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사흘째인 16일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고 다주택자를 겨냥했다. 이번엔 주택 6채를 보유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직접 거론, 다주택자 혜택 유지에 대해 물으며 '청와대에 오면 묻고 싶었다'는 말로 장 대표의 오찬 불참까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연일 X를 통해 다주택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자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1채를 겨냥해 실거주가 아니니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6채를 보유한 야당 대표를 직접 지목해 반박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대통령의 아파트는 분당신도기 조성 초창기에 세워진 주택으로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마련한 자택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현재 거주 중인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지역구인 충남 보령 아파트, 노모가 거주 중인 보령 단독주택, 국회 앞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 별세한 장인에게 상속받은 경기도 안양 아파트 지분 10분의 1, 경남 진주 아파트 지분 5분의 1도 각각 가지고 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여야가 난타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동산 6채가 언급되자 장 대표는 "다 합쳐도 8억5000만 원 정도다.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와 내 부동산 전체를 바꾸자"고 주장한 바 있다.
李 "살지도 않을 집 사모아 온갖 사회문제…부담 지워야"
"장동혁 靑오면 묻고 싶었다…다주택자 특혜 유지해야 하나"
이 대통령은 16일 다주택자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1시 40분경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장동혁 주택 6채'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장 대표께서 청와대에 오시면 조용히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여쭙겠다.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세제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며 장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집은 투자 수단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거 수단이다. 누군가 돈을 벌기 위해 살지도 않을 집을 사 모으는 바람에 주거용 집이 부족해 집을 못 사고 집 값, 전월세 값이 비상식적으로 올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혼인 출생 거부, 산업의 국제 경쟁력 저하, 잃어버린 30년 추락 위험 등 온갖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면 투자 투기용 다주택을 불법이거나 심각하게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방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찬양하고 권장할 일이 못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큰 것은 분명한 만큼 국가 정책으로 세제, 금융, 규제 등에서 다주택자들에게 부여한 부당한 특혜는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다주택 보유로 만들어진 사회 문제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게 공정하고 상식에 부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란 국민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며 국민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누가 더 잘 하나를 겨루어 국민으로부터 나라 살림을 맡을 권력을 위임받는 것"이라며 "정치에서는 이해관계와 의견 조정을 위한 숙의를 하고 소수 의견을 존중하되 소수 독재로 전락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논쟁의 출발점은 언제나 팩트와 합리성이어야 한다. 국민은 웬만한 정치 평론가를 뛰어넘는 집단 지성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한 직접적인 질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은 작은 땅덩이에 수도권 집중까지 겹쳐 부동산 투기 요인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소수의 투자 투기용 다주택 보유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설마 그 정도로 상식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폐해가 큰 다주택에 대한 특혜의 부당함, 특혜 폐지는 물론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모를 리 없는 국민의힘이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주거 안정, 망국적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다주택 억제 정책에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시비에 가까운 비난을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다주택이 임대 물건을 공급하는데 다주택 매도로 임대가 줄면 전세 월세가 오르니 다주택을 권장 보호하고 세제 금융 등의 혜택까지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다주택이 줄어들면 임대 수요가 줄어드니 이 주장은 무리하고, 주택 임대는 주거 문제의 국가적 중대성과 공공성을 고려해 가급적 공공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단 강한 의지를 SNS 소통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야당 대표를 거론한 것이 이례적이긴 하나 반드시 집값을 잡고 투기를 위한 다주택 보유자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담고 있다.
민주당, 부동산 공세에 "주택 6채 장동혁부터 입장 밝혀야"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 관련한 국민의힘 공세에 "대통령 입장은 그만 묻고 주택 6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장동혁 대표의 입장부터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국민은 1주택자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보다 장 대표의 주택 6채의 행방을 더 궁금해하고 있다"며 "이미 나온 대통령 입장은 그만 물어라. 장 대표는 끝까지 다주택자로 남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의 목표는 분명하다. 시장을 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는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에 발맞춰 부동산감독원 설치법 등 관련 입법 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인 15일에도 부동산 논란이 계속되자 논평을 통해 "주택 6채를 보유한 장 대표와 다주택을 보유한 42명의 국민의힘 의원께 한 번 더 말씀드린다"며 "이재명 정부는 결코 다주택 매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진짜 정책은 '오직 망국적 부동산 불로소득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을 기대하며 다주택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히 여러분들의 자유이지만 정쟁을 위한 대통령 1주택 시비는 어느 국민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일침했다.
혁신당도 비판 가세 "국힘, 내로남불 구호로 본질 가려"
조국혁신당도 국민의힘을 향해 "정책은 외면하고 대통령 공세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필 부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당신부터 집 팔라'는 식의 주장은 구조 개혁이라는 본질을 흐리고 논점을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는 프레임 전환"이라며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이라는 구호로 본질을 가리며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과연 누구의 편에 서 있느냐. 주거비 부담에 신음하는 청년과 무주택 서민의 편인가, 아니면 다주택 보유로 발생하는 이익 구조를 유지하려는 이들의 편인가"라며 "불로소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면 겁박으로 규정하는 태도는 시장을 교란해 온 투기적 다주택자와 기득권을 두둔하는 언어에 가깝다"고 직격했다.
조국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저서 '조국의 선택' 중 청년 주거 대책을 다룬 부분을 공유하며 '토지공개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조 대표는 "토지공개념 정책의 일환으로 고품질의 공공임대주택을 대대적으로 공급해야 당장의 청년의 주거비 부담이 줄어듦은 물론 가처분소득·저축액이 늘어 자가주택 구매 시간이 당겨지고 기회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李대통령 '6채' 공세에 시골집 사진 공개
"대통령 글 때문에 노모 걱정, 불효자는 웁니다"
장동혁 대표는 16일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시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물음에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절이라 95세 노모가 살고 계신 시골집에 왔다. 대통령이 X에 올린 글 때문에 노모의 걱정이 크다. '이 집 없애려면 내가 얼른 죽어야지…에휴'라신다"라고 적었다.
그는 "공부시켜서 서울 보내놨으면 서울에서 국회의원 해야지, 왜 고향 내려와서 대통령한테 욕먹고 지랄이냐고 화가 잔뜩 나셨다"며 "홀로 계신 장모님만이라도 대통령의 글을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에서 다주택자라고 공격한 것에 대해 주택 6채 모두 실거주하고 있다는 취지의 반박으로 해석된다.
앞서 장 대표는 자신의 주택 6채가 논란이 되자 "다 합쳐도 실거래가 8억5000만 원 정도이며, 실거주용이거나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국힘 "다주택자 마귀로 규정한 이재명식 사고 동의 못 해"
국민의힘도 이 대통령의 비판에 반박하고 나섰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다주택자를 '악마화'하던 이 대통령은 이제 국민의힘에게까지 '다주택자를 보호한다'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황당함을 넘어 부끄럽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아전인수 격 해석도 모자라 독선 전행의 서막이라도 연 것이냐"며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선과 악의 흑백논리와 선동뿐이다. 국민을 둘로 갈라 쳐 무엇을 얻겠다는 것이냐.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을 '기득권 수호'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편 가르기이자 저급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다만 모든 다주택자를 마귀로 규정하는 이재명식 사고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몰아붙이면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 기대했을지 모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전세는 씨가 말랐고, 월세는 치솟고 있다"며 "임대는 공공이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려면 다주택자를 때리기 전에 공공임대 대책부터 내놓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가 줄면 무주택자 임대 수요도 준다'는 이 대통령의 논리에 대해선 "무주택자들이 여력이 있는데도 물건이 없어서 집을 못 샀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하며 "대출이 막힌 시장에서 물건이 나오면 바로 살 수 있는 무주택자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대통령은 돈 있는 사람만 유리한 환경이 되는 구조를 계속 만들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부동산 정책은 특정 이념의 영역이 아니다. 수요와 공급, 세제와 금융이 얽힌 복잡한 문제로, 감정적 언어로 적을 만들어선 해결되지 않는다"며 "다주택자를 적으로 삼는 정치적 수사가 아닌 서민 주거 안정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은 적이 아니며 부동산 시장 역시 전쟁터가 아니다. 대통령은 국민을 낙인찍고, 나누는 선동꾼이 아니라 갈등을 봉합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지도자여야 한다"며 "비거주 1주택자이신 이 대통령은 퇴임 후 정말 분당 아파트로 돌아갈 것인지 국민 앞에 명확히 답해달라. 본인만 착한 비거주자인가"라고 겨냥했다.
李대통령 지지도 56.5%…부동산 정책·경제 호조 영향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6.5%로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16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3일 전국 18세 이상 25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은 56.5%로, 직전 조사보다 0.7%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8.9%로 직전 조사 대비 0.2%p 하락했고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6%로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다주택자 세제 특혜 비판과 투기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호응을 얻었다"며 "코스피 5500 돌파 등 경제지표 호조가 맞물려 국정 신뢰를 높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SNS를 통한 부동산 대책과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통령의 직접적인 발언이 시장 안정화라는 기대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이 61.3%를 기록, 전주 대비 11.9%p 급등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고 보수 우세 지역인 대구·경북 46.1%, 부산·울산·경남 53.0%로 각각 5.7%p, 1.7%p 올랐다.
광주·전라는 80.5%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직전 조사 대비 7.0%p 떨어진 수치를 보여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연령대별로는 20대 44.2%로 전주 대비 7.2%p 상승해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어 60대 59.7%, 30대 49.6%로 각각 5.3%p, 1.6%p 상승해 2030 연령층의 상승 비율이 높았다.
반면 70대 이상(49.7%)은 5.3%p 떨어졌고 50대(66.3%)와 40대(65.4%)는 각각 2.5%p, 1.3%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조사 응답률은 5.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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