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능력 저하로 경제적 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치매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가 오는 4월 시범사업으로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서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를 2026년 4월 시범사업으로 도입하고, 2027년까지 중간평가 및 법 개정을 거쳐 2028년 본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의사능력 저하로 인한 사기 등 경제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치매환자는 판단력 저하로 금융사기, 불필요한 계약 체결, 가족이나 타인에 의한 경제적 학대 등에 취약한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 중심 신탁재산 관리
시범사업은 국민연금공단 본부 및 7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공단 본부 내에는 사업기획부, 재산관리부, 치매안심서비스부로 구성된 재산관리지원단을 신설해 시범사업에 적극 대응한다.
서비스 내용은 본인 또는 후견인의 의사에 따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국민연금공단이 이에 근거해 의료비, 필요물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서비스 사용에 지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치매 진단 이후에는 후견인을 선임하고, 후견인이 공공기관과 신탁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대상자는 치매환자, 경도인지장애진단자 등 재산관리 위험이 있거나 위험이 예상되는 자로서 기초연금수급권자다.
경제적 학대 또는 학대 위험이 있는 자를 우선 지원하며, 2026년 750명을 목표로 한다.
◆신탁재산 10억원 한도, 수수료 무료 원칙
시범사업에서 신탁 가능한 재산 범위는 현금, 지명채권(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 주택연금 등으로 한정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민간신탁시장을 고려해 신탁재산 상한액을 10억원으로 제한한다.
신탁수수료는 무료가 원칙이나 고액자산가의 경우 실비 수준의 수수료 부과를 검토한다.
일반적으로 민간신탁은 통상 1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예상하지 못한 특별지출, 계약철회 등 계약에 관한 중요사항이 있을 경우 치매재산관리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규정해 투명성을 확보한다.
◆7단계 사업 절차로 촘촘한 지원
사업 절차는 7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홍보·대상자 발굴(국민연금공단·노인유관기관) ▲2단계 상담·접수(연금공단) ▲3단계 재정지원계획 수립·검토(연금공단) ▲4단계 신탁재산 관리·지출(연금공단) ▲5단계 서비스 연계(치매안심센터·통합돌봄 전담부서) ▲6단계 점검·감독(연금공단)이다.
특히 신탁이 개시된 경우 치매안심센터, 통합돌봄 전담부서에 서비스를 연계해 대상자가 적절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재산 보호와 함께 일상생활 유지에 필요한 돌봄 서비스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연금공단은 대상자 발굴부터 상담·접수, 재정지원계획 수립, 신탁재산 관리·지출, 점검·감독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노인유관기관은 대상자 발굴 단계에서 협력하고, 치매안심센터와 통합돌봄 전담부서는 서비스 연계 단계에서 역할을 수행한다.
◆민간신탁 활성화 방안도 병행 추진
정부는 치매 발병 전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관리하기 위한 민간신탁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신탁재산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추진한다.
현재 민간신탁은 주로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향후 신탁 가능한 재산의 범위를 넓혀 치매환자와 가족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공후견 지원인원 7배 확대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와 함께 치매공공후견사업도 대폭 강화한다.
치매환자의 신상 보호와 일상생활 유지를 위한 필수 사무를 대리하는 치매공공후견 지원인원을 2025년 256명에서 2026년 300명, 2030년 1,900명까지 확대한다.
7년간(2019~2025년) 256명으로 동결돼 있던 지원인원이 향후 5년간 7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후견인 후보자 교육과정도 실무 중심의 의사결정 지원 내용으로 개편해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광역치매센터의 후견 관리 역할도 강화한다.
후견인 후보자 교육·추천, 선임 시 후견인 감독 및 사후관리 등을 수행하기 위해 광역센터 내 전담부서 신설을 추진한다.
◆생애 말기 존엄성 보장 기반 모색
생애 말기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 치매환자를 위한 사전돌봄계획 가이드라인 제작을 검토해 포괄적 완화의료 기반을 모색한다.
치매환자가 의사결정 능력이 있을 때 미리 생애 말기 치료와 돌봄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고, 이를 존중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는 의사결정 능력 저하로 경제적 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치매환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본인의 재산으로 존엄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현장 적합성을 검증하고 보완해 2028년 본사업으로 안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공후견 지원인원 대폭 확대와 함께 치매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재산권을 보장하는 종합적인 권리보장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 시범사업은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중간평가를 실시하고, 지원대상, 지원범위, 지원절차 등 재산관리지원서비스 도입 근거를 규정한 치매관리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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