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요?…설 밥상에 오른 부동산 대책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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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요?…설 밥상에 오른 부동산 대책 ‘갑론을박’

투데이신문 2026-02-16 10:17: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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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설 명절을 맞았다. 특히 수도권 6만호 공급방안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 등 주요 정책 대한 기대와 불만이 설 밥상 민심의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8개월 성적표…‘부동산 불패’ 끊겠다는 강공 신호

전문가들은 16일 이재명 정부가 역대 가장 뚜렷한 집값 안정화 의지를 드러낸 정부라는 점에 뜻을 모았다. 특히 취임 직후인 6월 27일부터 부동산을 주요 의제로 격상시킨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경기대학교 도시계획교통공학과 김진유 교수는 “짧은 기간 내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하며 “단기에 그치거나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불연속성을 예상하는 시장 참여자의 기대를 꺾었다”고 설명했다.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서진형 교수은 “4년 이상 남은 임기 동안 추가적인 시장 안정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의지를 시장에 피력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우리 사회는 수십년간 만들어진 부동산 불패신화가 있다”며 “버티면 언젠가는 ‘집 거래하기 위해서 또 풀어주겠지’ 이렇게 믿는데 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양도세 중과 복원, 매도 유인 커질 듯…매수 증가는 ‘의문’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오는 5월 9일 일몰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다. 전문가는 다주택 규제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퇴로를 마련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양지영 전문위원은 “5월 9일까지 계약 체결만으로 중과를 회피할 수 있게 되면서 다주택자의 매도 러시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기존에는 잔금·등기까지 완료해야 했으나 계약 체결로 기준이 완화되면서 실질적 매도 가능 기간이 크게 늘어났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유예 중단에 이어 보유세 등 추가적인 세제 개편 시그널까지 더해지면 차익 실현 매물과 고령자 보유 매물이 시장에 나올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세제 혜택 유예기간 내 매도를 서두를 유인이 커지면서 시장의 실질적인 거래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매물 출회가 늘더라도 출회 물량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고가 매물이 많은 규제지역에 집중되면 체감 효과가 전 계층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입주 물량을 단기에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다주택자 때리기’를 선택한 것”이라며 “다주택자는 물론 무주택자 대출을 조이는 등 ‘부동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할수록 오히려 매수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서 다주택자 매물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느냐’를 관건으로 꼽으며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아 일시적인 소화불량이 생길 여지도 있다. ‘혹시 내가 가장 비싼 시점에 매수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수요자의 심리 역시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규제 강도가 높아질수록 거래가 먼저 위축되는 왜곡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양도세 중과 등 매도 비용이 커질수록 다주택자는 매도보다 장기 보유로 대응하고,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드는 ‘매물 잠김(lock-in)’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진형 교수는 “과도한 세제 중과 정책은 거래절벽으로 이어지면서 시장 왜곡을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 데자뷔 경고…규제 일변도에 ‘거래절벽’ 우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공급 확대보단 수요 억제로 무게추가 기울어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는 결국 과거 진보 정부의 조세·규제 프레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서 우려를 샀다.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취임 초까지만 하더라도 세제 정책을 통한 부동산 안정화는 없다고 못 박았으나, 최근에는 그 기조가 바뀐 것 같아 안타깝다”며 “규제 일변도로 실패한 문재인 정부를 경험했음에도 결이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우려를 모르지 않는다. 도리어 흔들리지 않는 정책에 중점을 두고 일관성과 지속성을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경제 구조의 대전환을 통해 모두의 성장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부동산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자원 배분 왜곡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굳은 의지를 바탕으로 실효적인 정책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책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쉽게 바뀌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주문했다. 이틀 뒤 정부는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6만호 공급 발표…“적극성 표명” vs “사전 협의 미진”

1·29 공급대책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캠프킴, 태릉CC, 서울의료원, 과천경마장, 방첩사령부 등 서울과 경기권 핵심 입지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총 6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이를 통해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공급을 늘려 공급부족 우려에 기댄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하고, 구조적 주택공급 부족을 해소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이에 대해 함영진 랩장은 “적극적인 주택 공급 정책의 분명한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며 “‘서울 도심 공급 확대’라는 메시지는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일부 지역과 충분한 협의 없이 공급방안을 내놨다는 반발도 나왔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 경기 과천 등 일부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에서는 생활 인프라 수용력, 교통 혼잡, 교육·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지역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이번 1·29 공급대책을 통해 과천 경마장 부지 등에 9800호가 공급될 과천시의 시의회 황선희 부의장은 “과천시민들과 의회는 협의가 아닌 정책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유 교수는 “공급 가능한 최대한 부지를 찾아 발표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과천경마장의 경우처럼 주민과 협의와 적당한 이전 부지 선정, 해당 시설 신설 등에 소요될 기간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5월 9일 이후 보유세 강화 전망…관건은 ‘강도’ 

오는 5월 9일 이후부턴 정부의 보유세 정책 강도에 따라 시장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시중에 보유세 얘기를 자꾸 하는데, 정치적으로 옳지 않고 우리 국민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준다”면서도 “꼭 필요하고 유효한 상황인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은 다주택자를 규제해 시장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맥락”이라며 “보유세를 높여 다주택자 매물을 내놓게 하고 양도세를 높여 시세차익을 공공이 환수하겠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서진형 교수는 “결국은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도에 따라 시장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뉠 수 있다고 본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보유세 인상이 시장 예측을 상회하고 주담대(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반등하면, 보유비용 부담에 따른 비자발적 매물 출회와 일시적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보유세 강화가 미미하고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 다주택자들은 임대수익 기반의 보유 전략을 유지하면서 매물 잠김이 장기화되고, ‘똘똘한 한 채’ 중심의 핵심지 가격 상승 압력은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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