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맥경화' 특효 처방 나와도 무주택 서민 쓴웃음 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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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맥경화' 특효 처방 나와도 무주택 서민 쓴웃음 짓는 이유

르데스크 2026-02-16 09:24: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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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정부가 주택 매물 확대를 목표로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무주택자들의 표정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높은 대출 규제 장벽 때문에 무주택자들이 집을 매입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많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다주택자 압박의 최종 목표인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 실현을 위해서는 무주택자에 한정해선 상황 능력 검증을 전제로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는 '핀셋'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주택자 압박에도 웃지 못하는 무주택 서민들 "대출규제 장벽에 여전히 내 집은 불가능"

 

'집맥경화'라고 불릴 정도로 씨가 말랐던 서울의 주택 매물이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9일 기준 5만9606건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못 박은 지난달 23일(5만6219건)에 비해 6.0% 가량 늘었다. 투자 수요가 유독 많은 인기 지역일수록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송파구(19.8%)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이어 성동구(19.2%), 광진구(16.4%), 마포구(12.1%), 서초구(10.4%) 등의 순이었다.

 

▲ 서울의 주택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무주택자들의 표정은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투자 혜택이 감소하면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본 정부의 계산이 적중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당초 계산대로 상황이 전개되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5월 9일) 이전 계약 시 4~6개월 간 양도세 중과 유예, 세입자가 있는 주택 한정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 유예 등의 보완 조치까지 내놓으며 다주택자 매도 유도에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탈출구(매도 기회)를 넓혀주면 그만큼 빠져나가려는(매도하려는) 이들도 늘어나 '다주택자 매물 확대' 목적 달성에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정부의 고강도 조치에도 불구하고 무주택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목표인 집값 하락을 통한 국민 주거 안정을 달성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반응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 사안으로 꼽히는 내용은 바로 고강도의 대출 규제다. 매물이 늘어 집값이 떨어진다 한들 무주택자들이 내 집을 마련해야 주거 안정이 실현되는 것인데 대출 규제로 인해 집을 매입할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직장인 박승수 씨(36·남)는 "그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서 지금부터 떨어진다 한들 일반 직장인 월급으론 대출 없인 매입이 불가능하다"며 "집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 대부분 직장생활 10년 미만일 텐데 모아둔 돈이 얼마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 때는 이렇게까지 집값이 높지 않았는데도 대부분 대출을 받아서 사고 이후 차곡차곡 대출금을 갚아나갔다"며 "최소한 무주택자에 한정해선 상환 능력만 검증되면 대출 문턱을 낮춰줘야 내 집 마련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여론 안팎에선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비슷한 지적은 정치권에서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이 콕 집어 지적한 서울 다주택자 아파트 4만여 채가 매물로 풀려도 일반 서민과 청년, 중산층 가정은 내 집 마련이 어렵다"면서 "지난해 10·15 규제로 서울의 주택담보대출이 15억 이하는 6억원, 15~25억은 4억원, 25억 초과는 2억원으로 묶여버렸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에 다주택자 매물이 공급 되도 대출로 집값을 채우기 어려운 서민 실수요자는 희망고문만 받게 된다"며 "반면 현금 자산가들은 재산 증식의 대형 호재이자 그들의 자녀들에게 서울 아파트 한 채씩 더 사줄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물 확대를 강조하고 싶으면 반드시 대출 규제 완화도 함께 다뤄야 한다"면서 "서울에 4만이 아니라 40만 채를 공급한들 매수 자체가 불가능하다면 그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서울 아파트 한 채 가지려면 최소 30.4년 소요…전문가들 "무주택자만이라도 대출 풀어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 정부는 지난해 두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문턱을 크게 높였다. 지난해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6억원 이상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다주택자는 주담대 이용 자체를 제한했다. 이어 10월 15일엔 최대 6억원의 주담대 한도를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했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거래가 15억원 이하인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 2억원 등으로 조정했다.

 

▲ 지금과 같은 대출 규제가 지속된다면 평범한 직장인이 서울 주택을 매입하려면 아파트는 30.4년, 연립·단독주택까지 선택지를 넓혀도 11.7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정해 놓은 대출 상한선은 현재 집값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청년세대 인구 비율이 높은 서울의 경우 지금 상황에선 부모 도움 없이 사실상 매입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KB부동산,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달 대비 1.06% 상승한 15억81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엔 소폭 하락한 15억 6189만원 수준이었고 연립·단독 등을 포함한 전제 주택 평균 매매가는 9억7155만원이었다.

 

통계 수치만 놓고 보면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더라도 아파트는 최소 9억6189만원, 연립·단독까지 선택지를 넓혀도 최소 3억7155만원의 현금을 가지고 보유해야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국가데이터처, 경총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직장인 평균 연봉은 5058만원, 월급은 416만원 등이다. 평균 연봉 수준을 받는 직장인이 최소한의 생활비(최저생계비 약 153만원)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전부 예금한다고 가정했을 때 1억원을 모으는 데 걸리는 기간은 3년 2개월에 육박한다. 결국 아파트를 사기 위해 필요한 현금을 모으는 데 걸리는 기간은 30.4년, 연립·단독주택까지 선택지를 넓혀도 11.7년 등의 기간이 걸린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 등 정부 부동산 규제가 국민적 호응을 얻고 있는 배경에 '주거 안정'이라는 명분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무주택자들의 정책 효과 체감도를 높이는 파격적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으로 시장에 매물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가 병행되는 한 그 매물은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자인 무주택자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지 않도록, 상환 능력이 검증된 이들에 한해서는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제도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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