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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형 퇴직연금은 무엇인가요?
△현재 퇴직연금은 기업이 개별로 금융사와 계약해 근로자가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하는 구조입니다. 직접 주식처럼 굴릴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도 ‘개인별’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것이죠. ‘기금형’은 이런 퇴직연금을 한 곳에 모아 규모의 경제로 수익률을 대폭 올리기 위한 제도입니다. 국민연금처럼 여러 기업이 쌓아놓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하나의 특정 기관이 운영하도록 맡기자는 겁니다. 지금 퇴직연금의 5년간(2020~2024년) 연환산 수익률은 2.86%로 매우 저조한 편인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퇴직연금은 국민연금만큼 노후를 위한 중요한 자산인데 잠자고 있는 퇴직연금이 너무 많은 탓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싶어요. 조건이 있나요?
△향후 입법 절차를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본격 도입되면 직장인은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을 선택하면 됩니다. 지금 퇴직연금은 DC형 말고도 회사가 운용하고 퇴직 시 확정 금액을 지급하는 확정급여(DB)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총 3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내 퇴직연금을 특정 기관에 맡겨 알아서 굴려주길 원하면 DC형 퇴직연금 계좌를 갖고 있어야 기금에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깁니다. 다만 지금은 노사정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이고, 향후 입법 과정과 세부 논의 과정은 남아 있습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제2의 국민연금’처럼 되는 게 아닌가요?
△이는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국민연금처럼 정책적 목적에 활용된다면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고 국민들의 신뢰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규모의 경제를 목표로 한 제도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기금에 퇴직연금을 맡기지 않으면 ‘기금형 퇴직연금’은 무용지물 되는 셈입니다. 최근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용’으로 기금을 운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이런 걱정은 커지고 있습니다. 노사정은 국민연금공단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긴 했습니다. 콕 집어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진 않은 것이죠. 대신 노사정은 이를 위한 방어 조항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주체가 가입자의 이익만을 위해 운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퇴직금과 퇴직연금은 뭐가 다른가요?
△퇴직금은 기업이 ‘사내’에 퇴직금을 적립하는 방식이고, 퇴직연금은 기업이 ‘외부 금융기관’에 퇴직연금을 적립하는 방식입니다. ‘사내’ 적립을 하면 부도가 나거나 경영 상황이 안 좋을 경우 퇴직금 적립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퇴직금을 줘야 하는 상황인데 적립금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죠. 실제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이 퇴직금도 주지 못한 채로 줄줄이 도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이라는 제도가 등장한 건데, 이번에 노사정이 퇴직연금을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퇴직금 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입니다.
-퇴직연금이 의무화되면 앞으로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기 어려워지나요?
△아닙니다. 퇴직연금은 말 그대로 일을 그만둘 때 큰돈을 ‘연금’처럼 주기적으로 받는 건 맞습니다. 다만 퇴직연금이 의무화돼도 지금처럼 중도 인출이나 일시금 수령은 그대로 가능합니다. 근로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그대로 제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죠. 만약 내 집 마련을 하거나 가게를 차리기 위해 목돈이 필요하다면 목돈을 한 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배달 라이더나 364일 계약한 근로자도 가입할 수 있나요?
△가입할 수 없습니다. 1년 미만 일한 노동자는 퇴직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금형 퇴직연금에도 가입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회사들이 퇴직연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365일이 아닌, 364일 계약을 맺는 이유이기도 하죠. 같은 이유로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노동자도 마찬가지로 가입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가령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의 가입 대상을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직 노동자까지 확대하는 법안 등을 준비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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