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우수한 성능과 신뢰 받는 품질의 인디 브랜드를 앞세워 몸집을 키워온 뷰티컬리가 ‘럭셔리’,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수익 지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 카테고리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매출 기여도의 불균형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뷰티컬리 큐레이션의 당초 모토였던 중소 브랜드 성장 도모는 사라지고 럭셔리 마케팅의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뷰티컬리 내 인디 브랜드 입점 수는 제품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디 카테고리 매출도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하며 뷰티컬리 성장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컬리의 실적도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컬리는 연결 기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61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 흑자는 3개 분기 연속 이어졌으며, 순이익을 낸 것은 해당 분기가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5787억원으로 4.4% 증가했고, 전체 거래액은 8705억원으로 10.3% 늘었다. 컬리 자체 분석에서도 뷰티컬리는 전체 거래액의 약 10%를 차지했으며, 럭셔리와 인디 화장품 수요가 함께 이어졌다.
뷰티컬리는 현재 1000여 개 브랜드를 취급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론칭 당시 내걸었던 ‘마이 퍼스트 럭셔리’ 콘셉트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화장대의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방향으로 인디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실제 뷰티컬리 거래액은 2023년 3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4년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성장 지표 이면에는 ‘럭셔리 쏠림’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뷰티컬리 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품 비중은 20% 수준이지만 매출 비중은 최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 브랜드 입점이 늘고 매출도 성장하고 있음에도 플랫폼의 실질적인 수익 엔진은 여전히 고단가 글로벌 브랜드가 쥐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뷰티컬리의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인디 브랜드가 숫자상으로는 늘었지만 실제 판매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품 구성과 노출 구조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디 브랜드는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소수 품목(SKU)만 입점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의 입점 결정은 결국 실패 없는 대기업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의미한다”며 “진정한 큐레이션은 원석을 발굴하는 힘에서 나오지만 현재의 뷰티컬리는 백화점 1층 브랜드를 새벽배송과 결합해 안정적으로 판매하는 ‘럭셔리 유통 대행’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메인 배너와 프로모션 등 핵심 트래픽 구간이 대형 브랜드 위주로 편성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본력이 부족한 인디 브랜드가 플랫폼의 큐레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롭게 발견되는 구조’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인디 브랜드는 입점 확대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내에서 ‘성장 사다리’를 타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컬리가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상품위원회’와 MD 검증 시스템에 대해서도 업계 시선은 엇갈린다. 데이터와 직접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엄선한다는 명분은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리스크가 큰 신생 브랜드보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우선하는 ‘안전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구조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성장 방식이기도 하다. 객단가가 높은 브랜드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새벽배송과 결합해 구매 빈도를 높이며 거래액을 키우는 전략은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기 쉽다. 다만 뷰티컬리가 내세운 ‘까다로운 큐레이션’과 ‘신규 브랜드 발굴’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평가다.
뷰티컬리는 럭셔리 중심 구조에서 인디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성과를 쌓았지만 ‘입점 확대’가 곧바로 ‘육성 구조’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인디 브랜드가 플랫폼 안에서 히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노출·상품 구성·운영 체계를 만들 수 있느냐가 뷰티컬리의 다음 단계 과제로 꼽힌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뷰티컬리가 인디 브랜드를 확대한 건 분명하지만 아직은 입점 확대와 성장 지원 사이에 간극이 있다”며 “큐레이션을 표방한 만큼 인디 브랜드가 실제로 성장할 수 있는 노출과 운영 구조를 만들어야 정체성이 더 선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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