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시리즈는 변동성이 큰 증시 속에서 흔들림 없는 투자 기준을 세우는 데 초점을 둔다. 매주 핵심 경제 지표와 글로벌 금융·산업 트렌드, 그리고 국내외 수급 흐름을 교차 분석해 유망 산업 섹터와 핵심 종목을 3~4개 엄선한다. 단기 모멘텀과 중장기 성장 동력을 함께 살피며 기관·외국인 매매 패턴, 업종별 펀더멘털 변화, 정책·규제 이슈까지 입체적으로 짚어 시장을 선제적으로 읽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으며, 이 콘텐츠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돕는 참고 자료다. [편집자주] |
[직썰 / 최소라 기자] 국내 증시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의 급등 흐름이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그간 소외됐던 저평가 내수주와 중소형주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도주 독주’ 국면에서 ‘순환매 장세’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7.50%, 5.76% 상승률을 기록하며 대형주 지수 상승률(5.45%)을 웃돌았다. 대형주 주도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종목군이 재조명받는 흐름이다.
지난달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 지난달 대형주 지수는 26.24% 급등한 반면, 중형주는 11.60%, 소형주는 5.28% 상승에 그쳤다. 대형주 쏠림이 극대화됐던 흐름이 이달 들어 빠르게 되돌려지고 있는 셈이다.
코스닥 시장도 유사하다. 이달 들어 코스닥 대형주 지수는 7.88% 하락했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0.38%, 1.28% 상승했다. 시장 전반에서 ‘대형주 과열 해소→중소형주 확산’이라는 순환 구조가 확인되고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도주 과열이 진정되면서 내수주를 중심으로 한 순환매가 가속화됐다”며 “중국 춘절 관광 수요 회복과 이른바 ‘탈(脫) 쿠팡’ 흐름에 따른 반사수혜 기대가 복합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방향을 바꿨다…유통·소비재, 반등의 근거 확보
실적 시즌 종료 이후 시장의 시선은 유통·면세·소비재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음식료·화장품·유통기업을 묶은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이달 들어 8.72% 상승했다.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도 뚜렷하다. 롯데쇼핑, 현대홈쇼핑, CJ대한통운은 이달 들어 3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마트 역시 20%를 웃도는 반등에 성공했다.
그동안 구조적 부진에 묶여 있던 면세·백화점·소비재 업종도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HDC, CJ제일제당 등이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탔다.
주가 반등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자리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4.8% 증가하며 턴어라운드를 입증했다. 현대백화점도 영업이익 3782억원으로 33.2% 늘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1771억원, 영업이익 159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입어 2025년 수출액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2396억원으로 집계됐다.
◇내수 회복·정책 기대·주주환원…모멘텀은 아직 남아
내수 회복 흐름이 추가 상승 동력이 될 전망이다. 김현석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금리 안정화로 실질 구매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금융비용 부담도 완화되면서 가계 소비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 모멘텀도 유효하다. 최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 영업을 제한하는 현행 규정에 예외를 두는 것이 핵심이다. 법 개정이 현실화되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가능해져 대형 유통사의 실적 개선 여지가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주주환원 강화 흐름도 맞물린다. 이마트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을 통해 최저 배당 25% 상향과 자사주 소각 확대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상향됐고, 발행주식의 2% 이상 자사주 소각을 목표로 추가 소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중간 지주사 현대홈쇼핑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100% 자회사로 전환한다.
식품업계의 배당 확대도 눈에 띈다. 삼양식품은 연간 배당금을 4800원으로 확대했고,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 역시 배당을 큰 폭으로 늘렸다. 그룹 전체 배당 규모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내수주는 실적 개선, 정책 기대, 주주환원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며 “단기 테마가 아닌 구조적 재평가 국면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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