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잡지에서 "미제와 원수들의 책동 노골화"…테러위협 다룬 영화도 방영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북한이 노동당 간부를 대상으로 한 정치 이론지에 원수들의 음모에 맞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결사옹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이 실려 눈길을 끈다.
표면적으로는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앞세워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해 쓴 글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느끼고 있는 신변 안전 위협에 대한 불안감이 투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노동당 정치이론 기관지 '근로자' 2025년 5월호에는 김철만이라는 필자가 쓴 '당 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확립하는 것은 당조직들 앞에 나서는 선차적이며 중차대한 임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필자는 "역사적으로 혁명의 원수들은 지도부 제거를 과녁으로 정하고 온갖 비열한 음모와 책동을 다하여왔다"며 "오늘도 그 흉심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제와 온갖 원수들의 책동이 노골화되고 있는 현실은 당조직들로 하여금 천만 인민을 당 중앙결사옹위의 전위투사들로 철저히 준비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 미국을 비롯한 내외부의 적으로부터의 암살·테러 기도가 실재한다는 점을 상기한 것이다.
최고지도자의 신변 안전에 대한 관심은 예술 작품에서도 묻어난다.
올해 1월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영화 '대결의 낮과 밤'은 북한에서 '최고 금기'로 여겨지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암살 기도를 소재로 삼는다. 2004년 용천역 폭발 사고를 모티브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폭탄 테러 시도를 그린 것이다.
김정일에 대한 테러는 결국 미수에 그치지만, 역적 가문이자 암살 시도범인 주인공의 후손이 20년 후 김정은에 대한 테러를 다시 시도할 것을 암시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수령에 대한 암살 음모라는 파격적 주제의 영화를 일반 주민에 방영했다는 것이 이례적인데, 신변 안전 위협에 노출된 최고지도자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그를 목숨 바쳐 지켜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입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화가 TV를 통해 방영된 시점이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이후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당시 미국의 군사작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오랫동안 수없이 목격해온 미국의 불량배적이며 야수적인 본성을 다시 한번 뚜렷이 확인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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