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등록 특허, 한국서 쓰면 과세"…대법, LG전자 사건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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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등록 특허, 한국서 쓰면 과세"…대법, LG전자 사건 파기환송

아주경제 2026-02-15 19:02: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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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외국 특허라도 그 기술이 한국에서 쓰였다면 해당 사용료에 대해 한국 정부가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다시 나왔다. 특허가 어느 나라에 등록돼 있느냐보다 기술이 어디에서 활용됐는지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의 출발은 LG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와 맺은 특허 분쟁 합의였다. 양사는 서로의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LG전자는 그 대가로 약 9700만 달러(당시 약 1095억원)를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원천징수 방식으로 약 164억원의 법인세를 대신 납부했다.

원천징수는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얻은 소득에 대해 세금을 한국 기업이 대신 떼어 내는 방식이다. 세금을 실제로 부담하는 주체는 외국 기업이지만 납부 절차는 국내 기업이 수행한다.

이후 LG전자는 AMD 측 특허가 한국에 등록되지 않은 미국 특허이므로 한국에서 과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세금 환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으로 이어졌다.

쟁점은 단순했다. "한국에 등록되지 않은 외국 특허 사용료를 한국에서 발생한 소득으로 볼 수 있는가"였다.

기존 판례는 특허권이 등록된 나라에서만 효력이 있다는 '속지주의'를 기준으로 판단해 왔다. 따라서 한국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라면 한국에서 발생한 소득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이 기준을 바꿨다. 특허권 자체보다 그 기술이 실제로 사용된 장소가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즉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과정에 해당 기술이 쓰였다면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으로 볼 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해당 특허 기술이 한국에서 제조나 판매 과정에 실제로 활용됐다면 한국이 과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2심 법원이 "국내 미등록 특허라는 이유만으로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고 단정했다"며 잘못된 법리 적용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한국에서 기술이 사용됐는지를 충분히 따져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사건은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파기환송심에서는 해당 특허 기술이 한국 내 생산이나 판매 과정에 얼마나 사용됐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기업 간 특허 사용 계약에서 세금 부담이 어디에 생기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분명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허 등록 국가가 아니라 실제 사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국가가 과세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특허를 활용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기업들은 향후 세금 문제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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