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날 믿지 않아도…” 16년 침묵 끝, 앤서니 김의 감동적인 우승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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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날 믿지 않아도…” 16년 침묵 끝, 앤서니 김의 감동적인 우승스토리

이데일리 2026-02-15 16:31: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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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다른 사람이 날 믿지 않아도, 나는 나를 믿는다”

한때는 사라진 이름이었다. 그러나 끝내 돌아왔고, 마침내 다시 정상에 섰다.

앤서니 김이 15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LIV 골프 애들레이드 마지막 날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퍼트를 넣은 뒤 두 팔을 벌리며 기쁨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LIV Golf)


재미교포 앤서니 김은 15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더 그랜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애들레이드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몰아치는 완벽한 플레이로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마친 그는 존 람(20언더파)과 브라이슨 디섐보(17언더파)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은 2010년 셸 휴스턴 오픈 이후 16년 만이다. 전성기 이후 부상과 공백, 그리고 긴 침묵까지. 그의 이름은 점점 잊혀갔지만, 참회와 피나는 노력 끝에 마침내 다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그가 가장 먼저 꺼낸 단어는 ‘가족’이었다. TV 인터뷰에서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었던 힘은) 나의 가족이다. 현재 감정이 복잡하다. 하지만 나는 가족을 위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을 지탱해 온 존재를 먼저 떠올렸다.

앤서니 김이 우승 직후 아내, 딸과 함께 팬들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LIV Golf)


그의 복귀를 두고 많은 이들이 가능성을 낮게 봤다. 오랜 공백과 개인적인 굴곡 탓에 정상적인 투어 활동이 어렵다는 평가도 따랐다. 하지만 그는 “신이 재능을 주셨고 오늘 좋은 골프를 쳤다. (우승이) 오리라고 믿었다. 다른 사람이 날 믿지 않아도, 나는 나를 믿는다”고 말했다.

2024년 LIV 골프로 복귀한 앤서니 김은 따가운 시선과 편견 속에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갔다. 그는 하루 전 경기 뒤엔 “매일 1%씩 나아지는 게 목표”라며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서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이날 기어코 노력의 과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대답은 짧았지만 단단했다. 그는 “힘든 사람도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시간을 설명하는 문장이었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이 날 믿지 않아도, 나는 나를 믿었다”라고 16년의 침묵을 깨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을 꼽았다.

이날의 우승은 단순한 경기력 회복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지난해 12월 프로모션을 통과하며 다시 출전권을 얻었고,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정상에 올랐다.

그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 일어난 게 정말 대단하다. 잘해준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대회 현장의 뜨거운 응원도 그를 지탱한 힘이었다. 그는 “오늘 피곤하지 않았다. 비자 문제로 여기 오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관중의 사랑을 느꼈다. 앞으로 더 자주 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5타 뒤졌던 그는 마지막 날 12번홀까지 버디 5개를 쓸어 담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3번홀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연속 버디로 승기를 굳혔다. 거함 람과 디섐보를 상대로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16년의 세월은 많은 것을 바꿨다. 투어의 판도도, 선수들의 세대도 달라졌다. 하지만 앤서니 김은 변하지 않은 한 가지를 증명했다. 그 믿음이 긴 침묵을 뚫었다. 그리고 마침내, 은둔의 시간을 지나 다시 챔피언이 됐다.

앤서니 김이 16년 만에 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하는 순간 딸과 아내가 그린으로 올라와 축하하고 있다. (사진=LIV 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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