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지나고 나면 냉장고 한편에 애매하게 남은 떡국떡이 눈에 띈다. 다시 떡국을 끓이기엔 물리고, 그냥 두자니 금세 딱딱해진다. 그렇다고 버리기엔 아까운 흰 떡을 색다르고 건강하게 즐길 방법은 없을까.
세발나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름처럼 가늘고 긴 잎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해안 식물이다. 학명은 Salicornia herbacea로, 염분이 있는 갯벌이나 간척지에서 자란다. 전남 신안과 해남 등지에서 겨울과 초봄 사이 수확되며, 짭조름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일반 채소보다 나트륨 함량이 다소 높지만, 칼륨과 식이섬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식재료로 주목받는다.
유튜브 '팔숙이 palsook'
세발나물은 생으로 무쳐 먹거나 데쳐 나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볶음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 담백한 떡국떡과 만나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 떡은 쫀득하지만 자칫 느끼할 수 있고, 세발나물은 산뜻하지만 단독으로는 심심할 수 있다. 두 재료를 함께 볶으면 세발나물의 은은한 짠맛이 양념을 과하게 하지 않아도 간을 맞춰주고, 떡의 고소함은 채소의 풋내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조리의 핵심은 딱딱해진 떡을 어떻게 되살리느냐다. 냉장 보관한 떡국떡은 전분이 노화돼 단단해진 상태이므로, 바로 볶으면 겉은 타고 속은 굳은 채로 남기 쉽다. 먼저 찬물에 20~30분 정도 담가 전분을 다시 수화시키는 것이 좋다. 시간이 없다면 미지근한 물에 10분 정도 불린 뒤, 끓는 물에 30초가량 데쳐 체에 밭쳐 물기를 빼도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떡이 한결 말랑해져 볶을 때 갈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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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나물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갯벌 잔여물과 염분을 제거한다. 줄기가 너무 길다면 4~5cm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잎이 가늘어 열에 금방 숨이 죽기 때문에, 볶음에서는 마지막에 넣는 것이 포인트다.
팬을 중불로 달군 뒤 들기름이나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낸다. 이어 물기를 뺀 떡을 넣고 겉면이 투명해질 때까지 천천히 볶는다. 이때 불이 너무 세면 떡이 팬에 달라붙거나 표면이 갈라질 수 있으므로 중약불을 유지한다. 떡이 서로 붙지 않도록 주걱으로 부드럽게 저어주고, 필요하면 물이나 채수를 두세 큰술 넣어 수분을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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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이 말랑해지면 간장 1큰술과 고추장 1작은술, 매실청이나 올리고당 약간을 넣어 은은한 단짠 맛을 낸다. 매콤함을 더하고 싶다면 고춧가루를 소량 추가한다. 양념이 떡에 고루 배어들 무렵 세발나물을 넣고 빠르게 뒤집는다. 세발나물은 1~2분만 볶아도 충분하다. 너무 오래 가열하면 아삭함이 사라지고 색이 탁해진다. 마지막에 참깨를 뿌리고 불을 끄면 완성이다.
맛의 균형을 위해서는 ‘과한 간’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발나물 자체에 염분이 있으므로 간장을 한꺼번에 많이 넣지 말고, 간을 보며 조절해야 한다. 또 떡이 수분을 흡수하면서 양념 맛이 옅어질 수 있으니, 불을 끄기 직전에 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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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면에서도 세발나물떡볶음은 의미가 있다. 떡은 주로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에너지를 빠르게 보충해주지만, 단독으로 먹으면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 여기에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풍부한 세발나물을 더하면 소화 흡수가 완만해지고 포만감도 오래간다. 특히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명절 음식으로 짜게 먹은 뒤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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