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16년 끝에 터진 포효…'은둔자' 앤서니 김, 마침내 다시 '챔피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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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16년 끝에 터진 포효…'은둔자' 앤서니 김, 마침내 다시 '챔피언'됐다

이데일리 2026-02-15 15:33: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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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때는 사라진 이름이었다. 그러나 끝내 돌아왔고, 마침내 다시 정상에 섰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이 1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앤서니 김은 15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더 그랜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IV 골프 애들레이드(총상금 300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잡아내는 완벽한 경기로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를 적어낸 앤서니 김은 존 람(스페인·20언더파)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17언더파)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날까지 이어진 팽팽한 승부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으로 정상에 올랐다.

앤서니 김이 15일 호주에서 열린 LIV 골프 애들레이드 최종 4라운드 12번홀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버디 퍼트를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LIV Golf)


이번 우승은 2010년 셸 휴스턴 오픈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2008년 와코비아 챔피언십과 AT&T 내셔널을 제패하며 미국 무대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던 그는, 부상과 사생활 문제 속에 투어를 떠났고 긴 공백기를 보냈다. 전성기 시절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기억 속 장면으로만 남는 듯했다.

2024년 LIV 골프를 통해 복귀했을 때도 시선은 엇갈렸다. 오랜 은둔 생활과 자기 관리 실패에 대한 우려 탓에 정상적인 투어 활동이 가능하겠느냐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다. 실전 감각과 체력, 경기력 모두가 미지수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12월 LIV 출전권이 걸린 프로모션을 통과하며 스스로 경쟁력을 증명했다. 단순한 이벤트 출전이 아닌, 정식 멤버로서의 복귀였다. 그럼에도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까지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우승상금은 400만 달러(약 57억 7000만원)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5타 뒤진 3위에 올랐던 앤서니 김은 이날 경기에서 차곡차곡 타수를 줄이며 선두를 따라잡았다. 12번홀까지 버디만 5개 골라내며 람과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0언더파로 마침내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 14번(파3)과 15번홀(파4)에서도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낸 앤서니 김은 3개 홀을 남기고 3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이후 끝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은 앤서니 김은 거함 람과 디섐보를 제치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람은 선두를 내준 이후 16번홀(파4)로 추격했으나 역전에는 실패하고 단독 2위에 만족했다. 선두로 출발한 디섐보는 타수를 잃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애들레이드에서의 우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재능의 부활이자, 길고 복잡했던 인생의 굴곡을 통과한 끝에 얻은 결과다. 한때 ‘잃어버린 천재’로 불렸던 선수는 이제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챔피언’이라는 수식어를 되찾았다.

특히 LIV 골프를 대표하는 람, 디섐보와의 정면 승부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경쟁이라는 압박을 버텨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격적인 선택으로 흐름을 주도했다.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담대한 플레이였다.

16년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 사이 투어의 판도도, 선수들의 세대도 바뀌었다. 하지만 앤서니 김은 자신의 이름을 다시 우승자 명단에 올렸다. 긴 침묵 끝에 울린 이번 우승은 단순한 성적표가 아니라, 무너졌던 커리어를 다시 세워 올린 한 선수의 집념을 담은 역사로 남게 됐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및 한국계 선수로 구성된 코리안GC는 단체전 8위를 기록했다. 안병훈이 개인전 공동 24위(10언더파 278타), 김민규와 대니리 공동 32위(7언더파 281타), 송영한 공동 44위(4언더파 284타)를 합작했다.

앤서니 김이 6번홀로 이동하면서 팬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LIV 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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