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과 알뜰폰 사업자 16곳의 도매대가 인하 협상이 이달 안에 마무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후규제 전환 이후 첫 자율협상으로, 협상 결과가 미미할 경우 알뜰폰 요금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매대가 인하가 너무 소폭이면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다시 사전규제로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자율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알뜰폰 사업자 16곳은 현재 도매대가 인하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SK텔레콤과의 도매대가 협상 결과를 연이어 신고하고 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15일 이내 반려 또는 수리 여부를 통지해야 하며 2월 내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망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 망을 빌릴 때 지급하는 비용이다. 요금제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도매대가 인하는 곧바로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전규제는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과기정통부가 망제공의무가 있는 이동통신시장 지배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직접 망도매대가 협상에 나서는 방식이다. 반면 사후규제는 알뜰폰 업체와 망도매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먼저 협상한 뒤, 그 결과를 과기정통부에 보고하고 필요 시 정부가 이를 반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당초 정부는 사후규제를 적용하더라도 일정한 대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고시에는 도매대가 기준 대신 ‘과도한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만 담겼다.
작년 초 발표된 정부와 SK텔레콤의 마지막 협상도 망도매대가 인하가 너무 소폭으로 이뤄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3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도매대가 협상 마무리 이후 알뜰폰 사업자들이 신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요금 인하 폭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일지는 협상 내용에 달려있다. 도매대가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사용한 데이터·통화량만큼 비용을 내는 종량제(RM)와, 이동통신사의 정액형 요금제를 재판매하고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수익배분(RS) 방식이다.
현재 알뜰폰 요금제의 대부분은 정액제다. 만약 종량제 도매대가만 인하될 경우, 일부 저가 요금제를 제외하면 다수 이용자가 요금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사후규제 전환에 따른 이번 첫 자율협상의 경우 종량제 방식만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소 사업자 위주인 알뜰폰과 이동통신사와의 협상력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정액제 도매대가까지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번 협상 결과는 앞으로 알뜰폰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개입을 사실상 없앤 첫 자율협상이 시장 경쟁을 통해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만 유리한 변화로 남게될 지 평가가 충분히 가능해서다. 자율 협상 결과가 미약할 경우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사전규제로의 전환해야 한다는 명분을 갖게될 수 있다.
그동안 과기정통부 측은 국회 등에 사전규제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사전규제를 부활시켜 달라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고, 정부도 단통법 폐지라는 새로운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사전규제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서 국회쪽에 사전규제를 연장이나 상설화해달라는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업계 요구사항과 시장들을 계속 분석해 가면서 사전규제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에) 계속 언급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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