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실시간 쇼핑과 일 단위 초고속 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플랫폼에 밀린 편의점업계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업의 본질을 재편하며 특화 트렌드 구축에 나섰다.
보다 소비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트렌드 반영과 각 지역별 매장별 특화 콘텐츠를 강화하며 각 편의점만의 색체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단순 판매처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경험을 공유하는 ‘멀티플렉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분야의 총 성장률이 11.8%를 기록한 반면, 편의점은 점포 수 감소와 성장세 둔화 여파로 0.1% 성장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기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파른 속도로 성장 중인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세와 그들의 외연 확장세가 오프라인 분야의 유통망을 잠식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말 하방국면을 벗어난 이후 수년간의 성장 정체를 딛고 기존 판매 일변도의 사업 방식을 탈피,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제공할 수 있는 경험 중심의 가치 콘텐츠 구축에 나섰다.
우선 체험형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CU는 홍대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라면 라이브러리’의 흥행을 발판 삼아 성수동 ‘성수디저트파크점’을 선보였다.
이곳에 마련된 ‘DIY존’은 고객이 직접 토핑을 골라 디저트를 완성하는 참여형 공간이다. 이는 단순한 물건 구매를 넘어선 체험 요소를 통해 브랜드 전문성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고객의 발길을 붙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팬덤 문화와 생활 밀착형 전략을 병행하는 GS25의 행보도 주목된다. 프로야구 구단인 한화이글스, LG트윈스 등과 협업한 스포츠 특화 매장을 통해 강력한 팬덤을 매장으로 유입시키는 한편 주택가 상권에서는 신선식품 구색을 대폭 늘린 ‘신선강화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팬덤 충성도와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편의점의 틀을 깨고 ‘문화 공간’을 지향하는 세븐일레븐은 차세대 가맹 모델인 ‘뉴웨이브’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 중이다. K-POP과 패션 등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공간을 선보이며 편의점의 정의를 단순 구매처에서 생활 문화 공간으로 확장했다. 이를 통해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트렌드 파악의 전초기지로 활용되는 이마트24의 ‘트렌드랩 성수’는 ‘팝업 플랫폼’ 강점을 살렸다. 핵심 소비층인 젠지(GenZ) 세대의 선호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10·30세대를 가장 잘 아는 편의점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 검증된 데이터와 상품 경쟁력은 향후 전국 가맹점의 매출을 견인할 전략적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편의점 4사는 각기 다른 특화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고객이 멀리서도 찾아오게 하는 목적지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화 편의점을 통해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려고 한다”며 “소비자들이 찾는 트렌드를 빠르게 찾아 다음 특화 편의점이 반영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반에 확산 중인 변화는 성장이 정체된 편의점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화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의 체류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점포당 수익성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편의점이 단순한 물건 공급처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파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업계의 급격한 변화는 온라인 플랫폼이 줄 수 없는 실체적인 오감 만족을 제공함으로써 오프라인 주류 시장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으로, 단순히 빠르고 편리한 배송을 넘어 매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현장감과 재미를 앞세워 온라인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특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앞으로 편의점이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대중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주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편의점들이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 문화와 경험을 전달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로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기획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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