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권 경찰 수사 이어져…"편파" "표적" 반발 속 일부는 혐의 벗어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경기 남부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른 혐의는 공직선거법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까지 다양한데, 일부는 검찰로 넘겨졌다가 불기소 처분을 받고 가까스로 혐의를 벗는가 하면, 일부는 경찰 수사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 남부지역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지자체장은 최대호 안양시장, 김병수 김포시장, 신상진 성남시장 등 3명이다.
김 시장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와 협의 없이 읍면동 선관위 명칭이 적힌 투표 독려 현수막을 거리에 내건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신 시장은 관내 지역을 순회하며 진행한 '소통 라이브'와 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고발인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명칭만 소통일 뿐 실제로는 시정을 허위·과장 홍보하는 수단에 불과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시장은 프로축구 K리그1 FC안양의 제재금 1천만원을 대납한 혐의 및 선거구민 모임에서 30여만원 상당의 점심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 시장은 "제재금 대납은 구단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납부한 것"이라며 "선거구민 식사 제공의 경우 직원의 단순 착오로, 즉시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김 시장과 최 시장을 한 차례씩 소환해 조사하고, 혐의 여부에 관해 검토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중대시민재해) 혐의로 수개월째 수사를 받는 단체장도 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지난해 7월 고가도로의 옹벽이 붕괴해 차량 운전자 1명이 숨진 이른바 '오산 옹벽 붕괴' 사고의 최종 책임자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이다.
이 시장은 "오산시는 시설 안전 분야를 포함한 공무원 인력 확대를 위해 행안부 기준 인건비를 지난 3년간 185억원 확보하는 등 사고 예방에 힘써왔다"며 "수사를 도로 유지·보수 부분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시행, 시공, 설계, 감리 등에서 드러난 문제점으로 넓혀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 단계의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넘겨진 단체장도 여럿이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시 복합문화공간인 '그림책꿈마루'의 운영을 맡을 민간업체 선정 과정에서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특가법 뇌물수수 등) 등으로 송치됐다.
경찰은 최근 보완수사까지 마무리 짓고 검찰에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시 예산을 들여 체육회, 부녀회 등 유관단체 명의의 현수막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현직 시장의 공약을 홍보했다는 의혹(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혐의가 인정돼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은 하은호 시장과 이상일 시장에 대한 수사를 위해 시청을 압수 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한 바 있다.
김성제 의왕시장의 경우 백운밸리 내 상업 용지에 대한 건축허가 논란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이에 반박 글을 올려 여론 조작을 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정통망법 위반)로 송치됐다.
아직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단체장들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검찰에서 가까스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과 관련해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송치됐으나,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혐의를 벗었다.
이 시장은 "검찰에서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철저히 조사해 무고함을 밝혀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사 대상이 된 지자체장들이 "표적수사", "편파수사", "정치수사"라는 등 강한 유감을 드러낸 입장문을 내면서 반발하고 있다.
선거를 코앞에 둔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그동안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수사, 재판 등을 선거 이후로 연기해 왔다"며 "그럼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시장인 나에게 집중포화를 하는 것은 사정 권력의 횡포"라고 주장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선거가 넉 달도 남지 않았는데 사법 처리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라도 선거를 앞둔 현 상황에서 수사가 신속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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