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설탕세가 던진 파장, 산업계를 강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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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설탕세가 던진 파장, 산업계를 강타하다

뉴스락 2026-02-15 07:49: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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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설탕 부담금'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서, 잠잠했던 설탕세 도입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언급은 정책 확정이 아닌 국민의 생각을 묻는 수준이었으나, 유통업계에는 이미 적지 않은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이번 논의의 핵심 골자는 당류 섭취가 과해진 현대 사회에서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부담금을 지역 및 공공 의료 강화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비만과 당뇨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예방적 조치인 셈이다.

물론 아직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사안이다. 하지만 설탕 사용이 필수적인 음료, 주류, 에너지드링크 등을 생산하는 식품업계는 일말의 가능성만으로도 잔뜩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장기화된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가뜩이나 업계 전반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부담금이라는 실질적인 비용이 가중될 경우 경영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락> 은 설탕 부담금 논의가 유통업계에 가져올 파장을 짚어보고 만약 해당 정책이 실제 시행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산업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전망해봤다.

편의점 음료 진열대에 당이 함유된 음료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장민지 기자 [뉴스락 편집]
편의점 음료 진열대에 당이 함유된 음료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장민지 기자 [뉴스락 편집]

 

식품업계의 '슈가 쇼크', 수익성 악화와 레시피 변경의 기로

롯데칠성음료 최근 실적 추이.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 [뉴스락 편집]
롯데칠성음료 최근 실적 추이.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 [뉴스락 편집]

설탕 부담금 도입은 아직 본격적인 정책 논의 단계에 접어든 사안은 아니지만, 언급만으로도 식품업계에는 벌써 짙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만약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식품업계는 가장 먼저 구체적인 기준에 맞춰 사업 구상을 근본적으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탕은 음료, 주류, 과자 등 대다수 식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원재료다. 따라서 설탕 함량에 제한이 걸릴 경우, 기업들은 기존 레시피를 전면 수정하거나 고액의 부담금을 지불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미 구축된 레시피대로 생산해온 제품의 설탕 함량을 조정할 경우, 특유의 맛을 선호하던 기존 소비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설탕 함량을 유지하면서 부담금을 감당하기 위해 대안으로 제품 출고가를 인상한다면,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피해를 보는 시나리오를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최근 식품업계의 경영 환경이 극도로 위축돼 있다는 사실은 이번 논의에 무게를 더한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3조 9711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9.6% 줄어든 1672억 원에 그쳤다. 

특히 4분기 실적을 보면 음료 부문에서 179억 원, 주류 부문에서 2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실적이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하이트진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역시 최근 주류 소비 위축으로 인해 맥주 사업에서 4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경영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설탕 부담금이라는 추가적인 하중이 더해진다면 업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설탕 부담금이 실현되면 기존 레시피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성도 높은 매니아층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부담금을 보전하기 위해 출고가를 높이게 되면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결국 가게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에게까지 연쇄적인 타격이 갈 것"이라고 토로했다.

글로벌 설탕세의 명암, 영국식 성공인가 덴마크식 실패인가

전 세계적 설탕세 도입 현황. 출처 : WHO(세계보건기구) [뉴스락 편집]
전 세계적 설탕세 도입 현황. 출처 : WHO(세계보건기구) [뉴스락 편집]

당에 쉽게 노출된 현대사회에서 건강 증진을 위해 당 섭취를 조절하는 것은 이상적인 방향이다. 

하지만 '설탕 부담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앞선 국가들의 사례를 토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설탕세 도입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꾀하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반대로 실패한 사례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WHO의 권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설탕세를 도입하는 국가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2018년, 프랑스는 지난 2012년, 이탈리아는 지난 2020년부터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4년까지 총 116개국이 설탕세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20년 영국 정부에서 발표한 '설탕 저감화 진행 보고서'에 따르면, 설탕세 도입 이후 식품의 설탕 함량과 설탕 자체의 판매량이 30% 이상 급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대로 설탕 함량을 줄인 음료의 판매량은 오히려 14.9% 증가하며 시장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역효과로 인해 뒷걸음질 친 국가들도 있다. 덴마크는 설탕세 도입 이후 세금 부담이 커지자 국민의 약 48%가 인접국인 독일이나 스웨덴에서 음료를 대량 구매하는 '국경 쇼핑' 현상이 심화됐다. 

여기에 기업의 세금 납부 부담과 저소득층의 식품 가격 부담이 가중되면서 결국 지난 2013년 설탕세를 전격 폐지했다. 

이스라엘 역시 소비자 부담 완화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지난 2023년 설탕세를 폐지하며 규제의 손을 놓았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설탕세 효과의 일시성, 저소득층 가계 부담,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알룰로스, 스테비아 등 대체 감미료가 보편화되면서 저당·제로 식품으로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규제 없이도 개인의 당류 섭취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당 섭취량은 남성 59.9g, 여성 54.9g으로 전년 대비(남자 60.81g, 여자 55.77g) 모두 감소했다. 

설탕 부담금이 정부의 공식 테이블에 오르게 된다면, 소비자의 자율적 선택권과 규제 사이의 균형은 물론 국내외 시장 동향을 반영한 신중한 접근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규제보다 선행될 과제, '징벌적 세금' 넘어 '건강한 전환'으로

사진 AI 생성.
사진 AI 생성.

최근 정부 차원에서 당류 섭취 저감을 위한 '설탕 부담금' 도입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거세게 일며 향후 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직 없지만, 향후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상황에 대한 면밀하고 선제적인 조사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단순히 해외 사례를 답습하기보다 한국 사회 특유의 정서와 질병 발병 현황, 그리고 식품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정교한 분석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먼저 국내 당 섭취 실태와 관련 질환의 상관관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당뇨 및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나 이는 단순 당류 섭취뿐만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과 활동량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설탕세가 실제 질병 예방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우선이다.

이와 함께 설탕 원재료를 생산하는 제당 업계와 이를 가공하는 식품 기업들이 직면할 타격도 고려 대상이다. 

원가 상승이 필연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도미노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산업계와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국민 정서와 기본적인 욕구에 대한 고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이 국민 개개인이 누리는 '먹는 즐거움'이라는 원초적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맛있는 음식을 통해 행복을 향유하는 것은 현대인의 보편적인 욕구이며, 이를 세금이라는 강제적 수단으로 규제하려 할 경우 대중의 심리적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스웨덴이나 이스라엘 등의 사례는 국민적 합의와 정서적 공감대가 결여된 규제가 결국 정책 실패로 귀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성공적인 당류 저감 정책을 위해서 '규제를 통한 억제'보다 '인식 변화를 통한 선택'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되, 식품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당 함량을 낮추고 맛을 유지하는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국민의 기본적 욕구와 산업계의 현실, 그리고 정책적 목표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설탕세 논의는 소모적인 쟁점을 넘어 실질적인 건강 증진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뉴스락 미니인터뷰]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규제를 통한 국민 건강증진보다, 설탕보다 건강한 원재료를 찾아가는 것이 핵심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최근 논의되는 설탕 부담금이 다소 국내 실정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설탕이 단순한 감미료를 넘어 서민들의 식생활에서 '행복을 향유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설탕과 건강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과거 소금이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후 논문을 통해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음이 밝혀졌던 사례를 들며, WHO의 권고대로 설탕 섭취를 줄이는 방향은 맞지만 부담금을 매긴다고 해서 실제 섭취량이 줄어든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세금 부과는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 교수는 설탕의 대안으로 꼽히는 '대체 감미료'의 안전성 문제를 쟁점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의 대체 감미료는 아직 장기적인 안전성 검증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크다"며 "설탕 부담금 때문에 등 떠밀리듯 검증되지 않은 대체제를 사용했다가 향후 국민 건강에 더 큰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전환을 주문했다. 설탕을 규제해 세금을 걷을 것이 아니라, 설탕을 대신할 '검증되고 건강한 원료'를 개발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원료 기업'과 '식품 기업'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완성된 식품을 만드는 기업에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설탕 자체를 생산하는 원료 기업이 건강한 대체 원료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R&D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민적 합의와 공감이 결여된 상태에서 부담금 도입이 논의된다면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규제를 통한 억제보다 건강한 원료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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