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변동성에 투심 위축…수요예측 흥행 속 웃돈주고 발행도
당국 메시지로 금리↓…"국고채 강세는 크레딧 투심에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채 금리가 출렁이면서 신용채권(크레딧) 시장에서도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최근 당국이 잇달아 채권시장 안정화 의지를 피력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크레딧 시장에도 온기가 번질지 주목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이 차환·운영 목적으로 발행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체로 목표보다 많은 자금이 몰렸지만 일부 '오버 발행' 사례도 심심찮게 나왔다.
시중 수준인 민평 금리보다 더 많이 주면서 발행하는 것으로, 웃돈을 얹어야 할 정도로 시장 투자심리가 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민평금리에 가산금리를 감안해 책정되는데, 가산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CJ ENM[035760]은 지난 9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 4배 이상 주문을 받았지만 2년물과 3년물에서 시중금리 대비 높은 수준(+5bp)에서 발행액을 채웠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5일 수요예측에서 목표액 4배가량을 채웠지만, 2년물과 3년물 +9bp, 5년물 +5bp에서 가산금리가 책정됐다.
이 밖에도 한국중부발전 2년물 +15bp, SK브로드밴드 5년물 +10bp, HD현대오일뱅크 3·5년물 +5bp, KCC글라스[344820] 3년물 +25bp 등 사례가 나왔다.
SE그린에너지는 800억원을 목표로 진행한 1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00억원이 참여해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김상인·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 시장에서 순조로운 흐름이 이어졌다면서도 시장에서 요구되는 금리 수준이 높아지는 흐름이 지속됐고 증액 발행 또한 연초와 비교하면 약해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크레딧(신용채권) 시장은 국고채 금리 급등과 변동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연초 효과가 일찍이 중단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 평가다.
통상 연초에 기관투자자의 자금 집행으로 수급이 활성화되지만 예년보다는 강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크레딧 수급이 다소 부진한 배경에는 회사채 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이 작용했다.
국고채 금리는 3년물 기준 지난달 15일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 스탠스를 보였던 금통위 이후 급등한 뒤 이달 초에는 3.2%대를 돌파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회사채(무보증·3년) AA- 기준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는 지난 13일 56.3bp로 집계돼 연초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국고채 대비 회사채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약세라는 뜻이다.
국고채 약세 흐름과 더불어 기관자금 환매 영향에 따른 크레딧 채권 매도세가 맞물리면서 약세를 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당초 예상보다 스프레드 확대 전환 시점이 빨랐다며 "1월 말 기관자금 환매와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머니무브(자금이동) 등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당국 공조로 금리가 안정화 추세에 안착하면 크레딧시장 분위기도 풀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해 "지금 기준금리가 2.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상회 중이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이어 다음날인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일본 금리 상승, 수급 부담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다소 상승했다"며 "각 기관은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중심으로 국고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9일 3.267%까지 치솟아 연중 고점을 기록했다가 이후 미국 고용지표 부진 기대감에 하락세로 전환했고, 잇따른 당국 메시지에 낙폭을 키워 3.2%선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최성종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내려오는 부분이 확인돼야 크레딧물 스프레드도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 같다"며 "지금부터 (금리) 방향성이 쭉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강세 흐름으로 전환되면서 크레딧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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