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개입 발언' 日총리엔 고강도 비판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외교 사령탑은 중국과 미국의 향후 공존 가능성은 미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매체들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중국은 미중 두 강대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공존하는 올바른 길을 모색하고 있고, 그 길을 계속 갈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궁극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인민을 향해 존중을 보여준 것에 중국이 고무됐다면서도 "미국 내 모든 사람이 이 관점을 공유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 내 일부 세력이 "소규모 배타적 집단을 만들고 그들은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리하려 시도하면서 중국의 레드라인을 밟고 있다"며 "이는 중국과 미국을 충돌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날 왕 주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일 관계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로 급속히 얼어붙었다.
왕 주임은 "일본 총리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전후) 80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이는 중국의 영토 주권을 직접 침해한 것이고 대만이 중국에 복귀했다는 사실에 직접 도전한 것이며 일본이 중국에 한 약속을 완전히 어긴 것"이라고 했다.
왕 주임은 과거사를 반성한 독일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전범들을 참배하고 있다고 대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는 일본이 대만을 침략하고 식민화하려는 야욕을 품고 있고, 군국주의의 유령이 여전히 그 나라를 떠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대화·협상을 통한 '윈윈 협력'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뒤 양국 지도자의 선의에도 미국 내 일부 인사가 계속 중국을 억압·봉쇄하고 공격·비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왕 주임은 '다자주의 수호자'를 자처해온 중국의 입장도 재확인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 행보와 차이점을 부각했다.
그는 "현재의 유엔은 완벽하지 않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권위 있는 국제기구"라며 "모든 국가가 크기나 부와 관계 없이 발언권과 신성한 투표권, 정당한 의무와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유엔이 없다면 세계는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할 것이고, 여러 중소형 국가가 생존과 발전에 필수적인 다자주의 기반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제 시스템이 충분히 잘 기능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엔에 있는 게 아니라 차이점과 이견을 부풀리고 자신을 다른 모든 국가 위에 놓는 특정 국가들에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유럽이 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유럽이 분쟁과 관련한 협상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중국은 러시아와 소통에 나선 유럽의 용기를 지지한다고 했다.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이 독립하는 '두 국가 해법' 실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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