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된 E채널 ‘용감한 형사들4’ 71회에는 거제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김진우 경위, 경남경찰청 경찰특공대 진성현 경장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또한 배우 김태훈이 게스트로 함께했다. 김태훈은 “영화나 드라마, 예능도 진짜 모습이 나오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진짜라는 것이 마음이 안 좋더라”며 감정이입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16년간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난 암매장 사건이었다. 이번 일은 다세대 주택 옥상에서 누수 공사를 하던 작업자가 “시신이 나온 것 같다”며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옥탑방 뒤편 약 55cm 폭의 양쪽 공간에 배관을 매립하고 시멘트를 발라 놓은 구조였는데, 방수 공사를 위해 시멘트를 제거하던 중 사람의 발이 발견된 것이다.
형사들과 과수팀이 시멘트를 걷어내자 여행 가방 안에 담긴 여성의 시신이 확인됐다. 시신은 진공 압축 비닐에 싸여 외부 공기와 차단된 상태였으며, 사인은 둔기에 의한 두부 손상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는 16년 전 가족과 연락이 끊긴 뒤 13년 전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30대 후반 여성이자 옥탑방 세입자로 드러났다. 당시 그는 “어머니 집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한 뒤 종적을 감췄다. 형사들은 피해자와 옥탑방에서 함께 거주했던 동거남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동거남 이 씨(가명)는 마약 전과를 포함해 13범의 전력이 있는 인물로, 마약 투약과 유통 기록이 확인됐다. 그는 실종 수사 당시 피해자의 남자 문제를 거론하며 “집을 나갔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이 씨는 체포 당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씨는 “죽일 심정으로 때렸지만 죽을 줄은 몰랐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하거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로 일관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피해자는 상습적인 폭행과 경제적 착취에 시달렸다. 불법 성매매를 강요받았다는 정황도 나왔다. 이 씨는 징역 16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만 사체은닉죄는 범행 당시 법 적용에 따라 공소시효 만료로 적용되지 않았다.
이어 KCSI가 소개한 사건은 새벽 화재 신고에서 출발했다. 건물 지하 1층 이용원에서 불이 났고, 내부는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내실에서는 이용원 주인인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피해자에게는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고, 입안에서는 구겨진 카드 영수증과 제습제용 실리카겔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금고는 비어 있었고, CCTV 본체와 모니터는 통째로 사라진 상태였다.
건물 뒷문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화재 직후 남녀가 급히 빠져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성은 CCTV 본체를 들고 있었고, 뒤따르던 여성은 고령으로 보여 의아함을 더했다. 인근 CCTV 추적 결과 두 사람은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여성은 병원으로 갔고, 왼쪽 팔꿈치 골절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 수사 결과 해당 여성은 공범이 아닌 이용원의 종업원이었다. 그는 범인에게 신분증이 든 지갑을 빼앗겼고, 신고하면 가족까지 해치겠다는 협박을 받아 형사들을 보자 당황하고 불안한 기색을 보였던 것이다.
범인은 20~30대로, 이전에도 이용원을 찾았던 손님이었다. 9만 원을 내고 2시간가량 마사지를 받은 뒤 환불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문을 잠그고 돌아와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 종업원이 돈을 주겠다고 만류했지만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이후 금고에서 10만 원을 강취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CCTV 본체를 챙긴 뒤, 시신 위에 종이와 옷을 올려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형사들은 사건 현장부터 용의자가 사라진 주택가 골목까지 약 150대의 CCTV를 확보해 얼굴이 잘 찍힌 장면을 찾아냈고 지역 형사의 확인으로 한 인물을 특정했다. 그는 사건 두 달 전 현행범으로 잡힌 절도범이기도 했다. 강도와 절도 등 13범의 전과를 지닌 그는 특수강도강간죄로 복역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체포 과정에서 범인의 집 문을 연 인물이 할머니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범행을 부인하던 그는 CCTV 증거가 제시되자 범행을 인정했고, 숨겨둔 CCTV 본체 위치까지 자백했다. 그는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해서 화가 나 손에 잡히는 것들을 강제로 넣었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안정환은 “사람을 자신을 채워줄 수 있는 물건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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