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 축소의 역설…집값 안정? 임대료 폭등?[손바닥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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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임대 축소의 역설…집값 안정? 임대료 폭등?[손바닥부동산]

이데일리 2026-02-14 08:0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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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최근 부동산 정책 담론에서 우려되는 지점은 등록민간임대주택 제도를 다주택자의 세 부담 경감 수단으로 단정하는 인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세제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면 매물이 시장에 대거 출회되고, 그 결과 매매가격이 하락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전제돼 있다.

그러나 등록임대는 특혜 장치라기보다 공공이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 임대 수요를 민간 자본을 통해 흡수해 온 제도적 인프라에 가깝다. 임대료 인상률 5% 상한과 의무임대기간이라는 조건으로, 급등기마다 발생하는 가격 변동성을 완충해 온 일종의 안정 장치이다. 특혜 여부가 아니라, 공공임대의 공급 여력과 민간임대의 역할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제도를 재평가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 자료를 보면 서울 임대주택 중 아파트는 5만6717호이다. 그 중 강남 3구 아파트 등록임대 8390호의 면적 분포는 분명한 특징을 드러낸다. 40㎡ 미만이 3443호로 41.04%를 차지하고, 50㎡ 미만 673호(8.02%), 59㎡ 미만 412호(4.91%)이다. 이를 합치면 59㎡ 미만이 53.97%로 절반을 넘는다. 59㎡ 초과는 3862호(46.03%)이다. 즉 강남 3구 등록임대의 과반은 중소형 평형이다.

마포·용산·성동, 이른바 마용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 7166호 중 40㎡ 미만이 2108호로 29.42%, 50㎡ 미만 604호(8.43%), 59㎡ 미만 412호(5.75%)이다. 59㎡ 미만을 합하면 43.59%다. 59㎡ 초과는 4,042호로 56.41%다. 마용성은 강남 3구보다 대형 비중이 다소 높지만, 여전히 소형·중소형이 절대적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등록민간임대주택 아파트 전용면적별 비중 (그래픽=도시와경제)


등록임대 물량의 상당 부분은 초소형·중소형이다. 이는 고가 대형 자산의 은닉처라는 통념과 다르다. 40~59㎡ 구간은 사회초년생, 1인 가구, 신혼부부의 핵심 수요 평형이다. 특히 강남3구와 마용성처럼 직주근접성이 높은 지역에서 이 면적대는 주거 사다리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 임대료 5% 상한은 이 계층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해 왔다. 시장 가격이 급등해도 등록임대 물량은 완만하게 움직여 체감 주거 안정으로 이어졌다.

등록민간임대주택 제도 축소로 대규모 말소가 진행될 경우, 매매시장에 급매가 대량 출회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과하다. 상당물량은 매도로 전환되기보다 임대를 지속하면서 임대조건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억눌려 있던 가격 통제가 풀리면서, 신규 공급분은 시장 가치를 반영한 가격으로 수렴되는 것이다. 결국 매매가격 안정이 아니라 임대료 상승 압력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구조적 문제도 있다. 국내 임대주택 공급의 약 86.7%는 민간이 담당한다. 공공임대 비중은 8%대에 머문다. 국내 임대차 시장은 본질적으로 민간 자본의 공급망을 근간으로 형성된 생태계이다. 등록임대는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가격 통제와 의무기간을 부과하는 교환 계약이었다. 이를 전면 축소할 경우, 공공이 동일 입지·동일 면적의 물량을 단기간에 대체하지 못하면 공급 공백이 발생한다. 공급 공백은 전세의 월세화 가속과 임대료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혜택을 없애면 집값이 내려 세입자가 매수로 전환한다는 주장 역시 일부 계층에만 적용된다. 자산 축적이 충분치 않은 청년층과 신혼가구는 가격 조정과 무관하게 임대시장에 남게 된다. 강남 3구 등록임대의 절반 이상, 마용성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평형은 이들의 현실적 선택지다. 정책 변화가 곧바로 매수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은 생애주기 구조를 간과한 해석이다.

등록임대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 보유 물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감내해야 했던 징벌적 세제는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재정립되어야 하며, 일부 과도한 세제 설계 역시 정비 대상이다. 그러나 면적 구조가 보여주듯 중소형 임대의 안정 기능까지 일괄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정책의 정밀성을 떨어뜨린다. 기존 제도를 전면 부정한다면 단기적 상징은 남길 수 있지만, 장기적 수급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책은 정의감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강남 3구와 마용성의 등록임대 면적 구조가 보여주듯,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기반이다. 제도 축소 이후 동일 조건의 대체 공급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시장은 더 높은 가격과 더 큰 변동성으로 균형을 찾을 것이다. 임대료 5% 상한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질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집단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임차 가구다.

등록임대 축소에 따른 공급 공백을 메울 정교한 로드맵이 전제되지 않은 제도 폐지는 위험하다. 대체 공급원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결여된 상태에서의 규제는, 결국 도심 중소형 주택에 거주하는 서민층에게 임대료 상승이라는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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