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UBS "AI發 파괴적 혁신,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인공지능(AI)이 가져올 파괴적 혁신이 소프트웨어 업종 등 여러 산업의 사업모델을 붕괴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신용 시장이 'AI 공포'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CNBC 방송이 13일(현지시간) 투자은행 UBS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UBS의 매슈 미시 신용전략 책임자는 지난 1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사모펀드가 소유한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서비스 기업들이 AI 위협으로 압박을 받으면서 연내 최소 수백억 달러 규모의 기업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시는 레버리지 론과 사모대출에서 올해 말까지 750억∼1천200억 달러 규모의 부실이 발생할 것을 기본 전망으로 제시했다. 레버리지 론이란 부채 비중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대출 형태로 조달한 자금을 말한다.
미시 애널리스트는 앤트로픽 등 AI 업체들의 최신 모델이 파괴적 혁신 도래에 대한 기대를 앞당겼다며 "시장은 파괴적 혁신이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반응이 느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파괴적 혁신 위험과 관련해 신용 위험을 바라보는 평가 방식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이것은 2027년이나 2028년에 벌어질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발 파괴적 혁신에 따른 기업대출 부실화가 당장 올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원가에서는 AI 도구가 전문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관측에 최근 소프트웨어 업종 주가가 동반 급락한 데 이어 AI의 파괴적 혁신이 기존 사업 모델에 타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앤트로픽이 내놓은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 등이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화하면서다.
소프트웨어 업종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데이터 서비스, 자산관리 서비스, 부동산 서비스, 물류 등 AI가 기존 사업 모델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업종의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주가에 타격을 입었다.
미시 애널리스트는 대출 부실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악화해 기본 추정치의 2배로 급증할 위험도 있다며 이 경우 "연쇄 효과로 대출 시장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사모대출 시장의 위험노출도가 알려진 것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사모대출 관련 투자회사들은 최근 한달 새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여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식스스 스트리트,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 아레스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블루아울 캐피털 등 7개 주요 사모대출 투자회사가 관리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공시를 분석한 결과 소프트웨어 업종으로 볼 수 있는 투자 중 최소 250건이 소프트웨어 대출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널리 인식되는 기업들이 사모대출에서는 다른 업종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관행은 AI의 위협이 시장을 뒤흔들고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업종에의 실제 노출 정도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분석을 인용해 SW 업계가 사모대출 관련 BDC 투자 자산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반면 주요 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SW 부문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자릿수 비중에 불과하다며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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