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17년 동안 이어지고 있었던 토트넘 홋스퍼의 무관을 끊어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임금 구조를 지적하며 토트넘을 빅클럽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 중에서도 최상급 규모와 시설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단이 설정한 방향성이 분명하지 않은 데다 선수단 임금 구조 등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토트넘을 빅클럽이라고 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3년 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그 성적과 경기력에 대한 비판 속에서도 토트넘에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안기면서 토트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두 시즌 동안 토트넘의 유럽대항전 진출 경쟁, 무엇보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감독의 지적에 토트넘 팬들도 어느 정도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에서 운영하는 팟캐스트인 '디 오버랩'에 출연해 이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동안 토트넘을 지도했던 감독들을 보면 그 감독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공통된 방향성이 보이지 않았다"라며 "더 적절하게 표현하자면, 토트넘의 DNA 중에는 팀이 어떠한 방식으로 플레이하기를 원하는 게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에는 그 길을 가고 있었지만, 동시에 해리 케인이라는 선수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도 있었다"라며 "케인은 정말 놀라운 선수다. 만약 내가 케인과 함께 지난 두 시즌 동안 함께 했다면 우리는 첫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낼 수 있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케인의 공백을 메울 수 없었다. 불가능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적대로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면서 그가 프리미어리그 준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궈낼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을 마련했지만, 포체티노 이후 선임한 조세 무리뉴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다. 그 결과 무리뉴 감독은 컵 대회 결승전 이틀 전 경질됐고, 콘테 감독 역시 시즌 중 팀을 떠나야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는 승리를 추구하는 DNA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축구도 보여주고 있다"라며 "나는 토트넘이라는 팀이 어떤 것을 구축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토트넘은 엄청난 경기장과 훌륭한 훈련 시설을 보유했지만, 막상 임금 구조를 보면 빅클럽이라고 부르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타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에 비해 평균 임금이 낮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구단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면 재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만한 확실한 급여 체계를 갖춘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선수단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팀으로 비춰질 여지도 적지 않다.
당장 10년간 토트넘을 대표했던 레전드이자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였던 손흥민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받았던 최고 주급은 20만 파운드(약 3억9000만원)이었다.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마커스 래시퍼드의 주급이었던 32만 5000파운드(약 6억원)의 절반보다 조금 높은 액수다. 두 선수의 위상과 경기력 등을 비교하면 손흥민은 말 그대로 헐값에 뛰었던 셈이다.
물론 평균 주급이 높다고 해서 선수단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토트넘처럼 선수단 임금 상승에 인색한 팀은 선수들에게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하지 않다는 인식이 생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는 이적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이것은 우리가 선수 영입을 시도했을 때 느꼈다"라며 "우리는 그런 선수들을 영입하기 힘들었다. 첫 시즌을 5위로 마친 뒤 '이제 정말 도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프리미어리그에 즉시 기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시즌에 5위를 차지한 팀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도미닉 솔란케를 영입했다. 그는 내가 강력하게 원했던 선수였다. 10대 선수 세 명도 영입했다"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 나는 페드루 네투(첼시), 브라이언 음뵈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앙투안 세메뇨, 마크 게히(이상 맨체스터 시티) 같은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5위보다 더 높은 성적을 거두려면 다른 빅클럽들이 노리는 선수들을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면서 "10대 선수들은 미래에 훌륭한 선수들이 되겠지만, 그 선수들이 당장 5위 팀을 4위나 3위로 올려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정작 구단에서는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들이 언제나 최상위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포스테코글루의 지적이었다.
그는 "구단 내부에서는 '우리는 모든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라는 메시지가 나온다"라며 "토트넘 어디에나 'To Dare is to Do(용기 없이는 이룰 수 없다)'라는 문구가 있지만, 막상 팀이 실제로 하는 행동은 그 문구와 정반대다"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니엘 레비 회장이 새로운 경기장을 비롯한 시설을 만든 것은 인정해야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안정적인 길이었다. 토트넘은 자신들이 우승을 차지하려면 특정 시점에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이 토트넘이라는 구단의 DNA"라며 토트넘이 아직 현실을 알지 깨닫지 못했다고 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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