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오는 6월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승 투쟁을 잠정 중단하고 선전전 등 평화적 방식의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경찰 대응은 오히려 거칠어지고 있다. 최근 혜화역 선전전 현장에서 전장연 활동가와 연대 시민이 강제 퇴거 과정에서 부상을 입는 등 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전장연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압 수위가 오른 배경으로 두 가지 이유를 거론하고 있다.
13일 투데이신문 취재에 따르면 전장연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선전전 현장에서 벌어진 강제퇴거·폭행 논란과 관련해 최근 사태가 갑자기 격화된 배경으로 두 가지 요인이 함께 거론된다. 전장연과 정치권은 지방선거 국면의 정치적 영향과 최근 대법원 유죄 취지 판단 이후 서울교통공사·현장 대응 기조 변화가 맞물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혜화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선전전 도중 서울교통공사 보안관들이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당시 현장에 있던 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1명은 깁스를 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선전전을 시작하자마자 보안관들이 마이크를 빼앗고 퇴거를 요구하며 약 30분간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발길질을 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도 운행을 방해하지 않았고 시민 이동 공간을 확보한 채 일렬로 서서 권리를 호소했다”며 “철도법 제48조를 근거로 불법이라 규정했지만 해당 조항은 무단 출입이나 운행 방해 행위를 규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장연은 무엇보다 ‘선전전만 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도 현장 충돌이 갑자기 거칠어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앞서 전장연은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과의 합의로 지난달 6일부터 지방선거가 진행되는 오는 6월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방선거 국면을 앞두고 ‘물리적 충돌을 억지로 유발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장연과 기자회견을 주관한 김 의원은 김 의원은 전장연의 선전전이 수년간 이어져 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최근의 폭력 사태를 두고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전장연은 또 다른 요인으로 최근 법원 판단 이후 현장 대응이 강경해졌을 가능성을 들었다. 전장연 관계자는 본보에 “이렇게 심한 폭력이 예고 없이 나타난 건 이례적”이라며 “전장연에 대한 법원 판단이 유죄 취지로 나오면서 현장 대응에도 영향이 커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9일 전차교통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장연 활동가들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2심 판결 이후 서울교통공사의 태도가 나날이 달라졌다. 더 강경하고 거친 행동들이 나오고 다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부상 사례를 언급하며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관계자는 “상처가 큰 분이 있어 CT를 촬영하고 결과를 보고 있다”며 “이번 건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장연은 경찰의 폭력 대응에 대해 고소·고발이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시도해 왔으나 진행된 건은 거의 없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공익 변호사들과 함께 대응 방향을 정비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경찰 보안관은 경찰관직무집행법상 물리력을 행사할 권한이 없다. 이번 행위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서울교통공사를 규탄했다. 전장연은 폭력으로 권리의 요구를 막을 수는 없다며 서울교통공사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하고 혜화역 선전전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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