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도입 놓고 헌재·대법 정면 충돌…"합헌" vs "4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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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도입 놓고 헌재·대법 정면 충돌…"합헌" vs "4심제"

아주경제 2026-02-13 17:16: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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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재판소원 도입 법안을 둘러싸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헌재가 대법원의 반대 논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공식 자료를 내면서 두 최고 사법기관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

헌재는 13일 '재판소원 도입 관련 FAQ' 참고자료를 배포하고 제도의 위헌성, 사실상 4심제 도입, 재판 지연 가능성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된 이 자료는 20여 쪽 분량으로, 재판소원 도입을 둘러싼 비판에 대한 종합 반박 성격을 띤다.

가장 핵심 쟁점은 재판소원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다. 법원 측은 사법권 독립 침해와 권력분립 위반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헌재는 사법권이 원칙적으로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규정은 권력분립을 선언한 것일 뿐, 헌법재판권까지 배타적으로 법원에 귀속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헌재는 헌법에 따라 헌법재판권은 별도의 기관인 헌재에 부여돼 있으며, 위헌적 재판을 교정하는 기능 역시 헌법 질서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재판소원 도입 시 사실상 '4심제'가 된다는 비판도 주요 쟁점이다. 법원행정처는 기존 3심 구조가 무너지고 소송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사실 판단이나 법률 적용을 다시 심리하는 절차가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이루어진 헌법 해석의 적정성을 최종적으로 심사하는 제도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대상이 '확정된 재판'으로 제한되는 만큼 법원 내부의 상소 절차와는 별개이며 초상고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판 지연과 사건 폭증 가능성도 쟁점이다. 헌재는 제도 도입 초기에는 사건이 증가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재판소원을 도입한 대만의 사례를 들어 도입 첫해 급증했던 사건 수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독일과 스페인 등 헌법재판기관을 별도로 두는 국가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 측은 이러한 비교가 한국과 사법 구조가 다른 국가 사례라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지만, 헌재는 성공적 운영 사례를 소개한 것일 뿐이라고 응수했다.

양 기관의 충돌은 사법권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라는 구조적 문제로도 이어진다. 법원은 상고심 역시 헌법 판단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는 반면, 헌재는 재판소원이 헌법 해석에 대한 최종 통제 장치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기본권의 의미와 효력에 대해 내린 헌법 해석을 최고 헌법해석기관으로서 다시 심사하는 것이 제도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장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 도입 시 인력과 조직을 확대하고 심판 절차를 효율화해 운영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재판소원 도입 법안은 법사위를 통과한 상태로 향후 국회 본회의 처리 여부에 따라 실제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두 최고 사법기관 간 권한 충돌과 사법체계 개편 논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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