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김건희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이른바 ‘재판 로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권력층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법 정의를 훼손하려 했다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영부인 등과의 친분 과시해 개인 술값으로 소비”...죄질 불량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13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791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인 이정필 씨로부터 “김건희 여사나 VIP에게 말해 집행유예를 선고받도록 힘써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통해 “피고인은 대통령, 영부인, 공수처장, 판사 등과의 친분을 과시해 재판과 수사 청탁 명목으로 계속 금품을 받아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취득한 돈의 상당 부분을 청탁과 무관한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등 개인적으로 소비해 비난 가능성이 큼에도 납득 불가능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검 ‘별건 수사’ 논란 일축...“수사 범위 내 적법한 기소”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특검법상 수사 대상과 무관한 ‘별건 수사’라며 공소 기각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특검법에 명시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지된 것으로, ‘관련 사건’에 해당해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특검이 수사 준비 기간 중 확보한 증거에 대해서도 “증거 멸실 방지를 위한 예외적 수집에 해당해 위법하지 않다”며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전체 혐의액 8000여만원 중 일부에 대해서는 “재판 청탁 명목으로 받았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총 791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으며, 특히 2차 작전 시기 김 여사의 계좌를 직접 관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이번 판결로 이 전 대표의 로비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면서, 그가 실제로 영부인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8월 구속된 이후 두 차례의 보석 청구가 모두 기소된 이 전 대표는 1심 실형 선고에 따라 구속 상태가 유지되게 됐다. 이 전 대표 측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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