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이민성 현 남자 U23 대표팀 감독에게 올해 아시안게임까지 맡기고, 2년 뒤 올림픽 대표팀은 별도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필요성이 지적돼 온 ‘투트랙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뜻이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U23 아시안컵 직후 1차 회의를 가진 뒤 지난 10일 경기도 모처에서 다시 한번 회의를 진행했다. 10일 회의에는 현영민 위원장을 포함한 전력강화위원 전원과 이민성 감독 및 U23 코칭스태프 전원이 직접 참석했다. 지난 1월 종료된 U23 아시안컵에 대한 심층 리뷰와 함께 향후 U23 대표팀 운영체계에 대한 논의까지 진행했다. 이번 사안의 중요성과 향후 추가 논의 가능성을 고려해 회의는 별도의 공개 절차 없이 진행됐다.
한국의 U23 대표팀은 주목도가 높으면서도 제대로 계획을 세워 운영하기 유독 힘들다. 4년마다 하계 올림픽 남자축구에 주력하는 많은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병역혜택이라는 실질적인 문제가 걸려 있기에 아시안게임을 못지않게 신경 쓴다. 그래서 2년 단위로 새로운 연령 선수를 바꿔가며 지휘하게 된다. 이에 지난 2024년부터 일종의 절충안으로 U23 감독은 한 명이되 아시안게임 준비와 올림픽 연령대 선수들 관리를 병행하는 운영을 도입한 바 있다.
축구협회는 최근 도입했던 절충안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에 다다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2026년 대회를 끝으로 U23 아시안컵을 4년 주기로 변경하는데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논의에 따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예선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종료 이후 올림픽 준비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민성 감독이 더 어린 선수들을 미리 관찰해두는 정도의 조치로는 불충분해졌다.
결국 위원회는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별개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민성 감독 역시 회의에서 현재 최고의 목표인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올림픽 준비는 별도의 감독이 이끄는 팀이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대표팀 전체 경쟁력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전달했다.
이로써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공존하는 투트랙 시스템이 출범하게 됐다. 다만 장기적인 조치는 아니다. 이번 대표팀에 한정된 조치다. 앞으로도 U23 대표팀을 이렇게 운영할지는 추가 논의를 통해 정한다고 예고했다.
한편, 10일 회의에서 U-23 아시안컵 대회 전반에 대한 심층 리뷰가 진행됐다. 위원회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준결승 진출이라는 최소한의 결과와 별개로 경기력에서 아쉬움이 컸으며, 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민성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전반적인 대회 준비 과정과 모든 경기 각각의 준비 내용, 개별 경기에 대한 분석과 데이터를 상세히 설명하며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보완 사항과 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또한 지금까지 과정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한 선수풀 구축과 평가 과정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며, 앞으로 그동안의 점검을 바탕으로 선수풀을 압축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위원들은 이민성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제시한 수정 방향과 향후 계획을 장시간 동안 면밀히 검토했다. 검토를 통해 이번 대회는 주요 선수 다수의 부상, 차출 불가 등 여러 변수가 있었던 상황 속에서,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그동안 파악 해 온 선수풀을 실제 국제대회에서 확인하며 문제점을 보완하는 과정의 의미도 있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러한 의견을 종합해 당장의 아시안게임은 새로운 체제로 준비하는 것보다 지금까지 과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금메달 목표 달성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축구협회는 “2026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한 대표팀 지원을 강화하고, 2028 LA 올림픽을 대비한 별도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2030 아시안게임과 2032 올림픽을 내다보고 U23 대표팀 운영 체계를 기존의 투트랙 운영에서 4년 주기의 연속성 있는 운영으로 정비하는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축구협회가 쓴 투트랙이라는 표현은 축구협회의 자체 표현이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투트랙과는 다르다. 축구협회는 '이미 투트랙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앞으로 투트랙 도입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보면 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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