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양지원 기자 | 고물가 장기화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 확산이 맞물리며 국내 주류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외식·유흥시장침체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주류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들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 감소·수익성 하락…겹악재에 빠진 주류업계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3조9711억원, 영업이익 16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 9.6% 감소한 수치다. 주류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전년(347억원) 대비 18.8%나 줄었다. 특히 4분기에는 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맥주 부문 매출도 내수 시장에서 31.1% 감소한 102억원에 그쳤다.
하이트진로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줄었고, 매출도 2조4986억원으로 3.9%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소주와 맥주 소비가 동시에 둔화되며 수익성에 부담이 커졌다.
주류 소비 감소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총 주류 출고량은 2022년 326만8623㎘에서 2023년 323만7036㎘, 2024년 315만1371㎘로 3년 연속 감소했다. 2015년 407만㎘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욱 뚜렷하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과 함께 음주 자체를 줄이려는 분위기가 확산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주요 기업들은 조직 개편과 제품 전략 조정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4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쇄신에 나섰고, 해외 시장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약 86개국에 수출 중인 가운데, 올해도 현지 마케팅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품 전략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저도화 트렌드에 맞춰 ‘진로’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도수 하향은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대표 소주 브랜드 ‘새로’의 도수를 15.7도로 낮추며 저도주 시장 대응에 나섰다. 올해 주류 매출 77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주류에서는 저도, 논알코올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전반에서는 저도주, 무알코올, RTD(Ready To Drink) 제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패키지 개선과 프리미엄 전략, 해외 시장 공략도 주요 대응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양적 성장에 의존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며 “건강 트렌드와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춘 제품 혁신과 비용 구조 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헬시플레저라는 구조적 변수 속에서 주류업계가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기적인 판촉보다는 중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과 신시장 개척이 향후 실적 반등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양지원 기자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