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논란 속 신(新)이재명계 급부상, 정청래·김어준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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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논란 속 신(新)이재명계 급부상, 정청래·김어준도 흔들었다

투데이신문 2026-02-13 14:42: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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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더불어민주당 내부 권력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기존 친명계를 넘어 대통령 의중과 보폭을 정밀하게 맞추는 이른바 ‘신(新)이재명계’가 전면에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논란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중단, 1인1표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 대표인 정청래와 진보 진영의 대표적 스피커로 불려온 김어준조차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당심의 거센 압박을 비껴가지 못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권력 장악이 아닌 국정 초반 개혁 드라이브에 보조를 맞추지 못한 당에 대한 문제 제기의 누적된 결과로 본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세력 재편이 가속화되며 ‘신 이재명계’라는 흐름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합당·특검 파동, 친청 아닌 반명만 확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와 정청래 대표 사이에 묘한 긴장감은 이어져 왔다. 이 대통령이 1월 19일 정 대표에게 “반명이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협력 기조를 유지했지만 주요 현안을 둘러싼 시각 차와 메시지 엇박자가 반복돼 왔다. 

특히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논란은 당·청 간 균열을 외부로 드러낸 분기점이 됐다. 여당 몫 특검 후보로 이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맡았던 전준철 변호사가 추천되면서 당내외에서 부적절성 논란이 확산됐다.

청와대가 해당 후보에 대해 두 차례 부정적 의견을 전달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파장은 더욱 커졌다. 게다가 ‘대통령 격노설’도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럼에도 “당이 충분한 검증 없이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이어지며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역시 갈등의 또 다른 축이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2일 지방선거 전 합당을 전격 제안했지만 청와대는 해당 사안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히며 불편한 기류를 드러냈다. 지도부와의 충분한 공유가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당 정체성 훼손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반발이 확산됐다.

결국 정 대표는 지난 10일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당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점은 정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강득구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추진하는 것이 대통령의 뜻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의중을 둘러싼 해석이 더욱 확산됐다.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 가치를 1대1로 조정하는 이른바 1인1표제 도입 논란도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향후 당대표 선거에서 정 대표가 유리한 지형을 만들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며 친명계의 견제와 비판이 이어졌다. 대통령 순방 기간 중 정 대표가 독자 정책 메시지를 부각한 점 역시 “국정 보조와 메시지 관리에 엇박자가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특검 추천과 합당 추진, 1인1표제 논란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당·청 간 신뢰와 보폭 차에 대한 문제 제기가 누적됐다. 이를 둘러싼 책임 공방은 오히려 친명 진영의 강력한 결집을 촉발했고 나아가 ‘신 이재명계 부상’이라는 정치적 해석으로까지 확장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유튜버 김어준.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뉴시스]
유튜버 김어준.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뉴시스]

김어준 방어, 당심은 ‘역풍’

진보 진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유튜버 김어준과의 마찰에서도 변화된 기류가 감지됐다.

김어준은 특검 후보 추천 논란과 관련해 “정청래 대표가 사과를 하면 거기서 일단락돼야 할 정도의 일”이라며 당 지도부를 방어하는 발언을 했다. 또 “최종적인 검증과 판단은 청와대 민정이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친명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2만명 구독 취소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합당 문제에서도 김어준은 방송을 통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유시민 작가 역시 김어준 방송에 출연해 “조국 대표가 대통령이 돼 나라를 책임질 자세를 갖고 있다면 빨리 합쳐야 한다”고 발언하며 논쟁을 키웠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친문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 주도권을 재편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아울러 김어준은 여론조사 대상으로 빼달라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요청에도 자신이 운영하는 ‘여론조사꽃’ 조사 대상에 올리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김 총리가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자 김어준은 “그건 내가 판단할 영역”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동안 민주당과 우호적 관계로 평가받아왔던 김어준에 대해 당내 공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은 특정인의 발언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결국 안 통한다”며 “김어준 총수나 유 작가는 자기 의사를 분명히 표명하는 분들이지만 민주당이 거기에 좌지우지된다면 건전한 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과거 박근혜 탄핵 정국과 문재인 정부 출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른바 ‘김어준 변수’조차 당심을 움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에서는 신성불가침처럼 여겨졌던 인물들도 이 대통령과 관련한 이슈에서는 예외가 아니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과거 갈등 반복? 권력 재편 신호탄?

민주당은 과거에도 이른바 ‘수박(비명계 비하 표현)’·‘똥파리(반명 지지자 비하 표현)’ 논쟁, 경선 후유증, 친문-친명 갈등을 겪어왔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개딸과 친명계라는 확고한 우군이 있었다.

이번에도 결과는 유사하다. 특검 논란은 정리 수순에 들어갔고 합당은 중단됐다. 당권을 둘러싼 긴장은 남았지만 단기적으로는 대통령 중심 구심력이 재확인됐다. 높은 지지율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대통령이 왜 당 대표와 싸우겠느냐. 싸울 이유가 없다”면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강해진 상황에서 과거처럼 김어준 같은 인물이 독자적 정치 공간을 갖기 어려워진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결국 이번 국면은 이재명 정부가 성과를 내며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며 “문제의 초점은 계파 싸움이 아닌 민주당이 국정 운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는 당내 권력 구도가 기존 ‘친명’이라는 계파 개념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와 속도에 보조를 맞추는 흐름으로 재편되는 분기점이라는 해석도 낳는다. 

다만 대통령 중심 구심력이 강화될수록 그에 대한 견제와 반작용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내부 균열이 재점화될 경우 그 파장은 지방선거는 물론 8월 전당대회와 당권 경쟁, 나아가 국정 운영 전반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계파의 흥망이 아니라 민주당이 얼마나 빠르게 당·청 간 보폭을 조율하며 안정적인 집권 여당 체제를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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