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살릴 묘안' VS '유통시장 붕괴'…홀드백 제도 도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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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살릴 묘안' VS '유통시장 붕괴'…홀드백 제도 도입될까

연합뉴스 2026-02-13 13:41: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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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경 의원 등 '홀드백' 법안 발의…'극장 상영 6개월 후 OTT로'

극장가는 환영하고 투자·배급사는 난색…"최적 기간 등 의견 수렴"

영화관 티켓박스 영화관 티켓박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세를 키워가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은 점차 줄고 있다.

관심작이 상영 중일 때에도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OTT에 올라오면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티켓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관객들이 다시 극장을 찾도록 유도하기 위해 논의되는 방법의 하나가 '홀드백' 제도다. 홀드백은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가 OTT와 IPTV 등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 최소 기간을 정해두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홀드백 기간을 법으로 규정해두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홀드백 규정을 담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영화의 극장 상영이 종료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난 후 OTT나 IPTV 등 2차 유통이 가능하게 하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도 홀드백 규정을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구체적인 기간은 명시하지 않았다.

현재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심사가 진행 중이며, 각종 협회와 민간업계 등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밟고 있다.

문체위의 홀드백 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법제화를 두고 극장과 제작·투자·배급사, 관련 협회 등이 제출한 공식 의견은 영화계 안에서도 엇갈린다.

홀드백 규정으로 보호받게 될 극장 관련 단체들은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영화관산업협회와 한국상영발전협회는 홀드백 법안에 '수용' 또는 '이의 없음' 의견을 냈다.

이들은 홀드백 법안을 도입해 극장 수익이 늘어나면 결국 새로운 영화에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는 문화가 곧 콘텐츠의 질과 연관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국영화관산업협회는 "OTT로 영화를 관람하는 소비행태는 감독의 연출이나 배우의 연기 등 콘텐츠 가치를 높이는 스크린, 사운드 등의 극장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해 콘텐츠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롯데컬처웍스 등 극장 사업자 역시 홀드백 제도화에 공감한다는 답변을 제시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영화산업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및 장기적 발전을 위한 홀드백 제도화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흥행이 저조한 작품에 한해 홀드백 기간을 단축하면 원활한 유통과 손실 보전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부가 의견을 덧붙였다.

영화관 영화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화 제작·투자·배급 업계에선 홀드백 법제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홀드백 규정은 영화 투자를 축소해 오히려 영화산업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홀드백 규정이 영업활동을 침해하는 '반자본주의적 입법'이며 투자시장을 위협하고 유통시장을 붕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를 극장을 통해 선보였다가 적절한 시기에 OTT나 IPTV 등 다른 채널로 유통하는 것은 배급사의 자유로운 영업 활동이며, 이를 저해하는 건 오히려 영화 투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배급사가 부가 판권 매출을 위해 법안 도입 전보다 극장 종영을 오히려 더 서두를 수 있다는 역효과 가능성도 제기했다.

배급사 NEW(뉴)는 "극장 중심의 일방적인 방안으로 치우쳐질 우려가 크다"고 했다. 영화산업 수익 구조가 극장 수입이 약 60~70%, 해외 수출 및 국내 부가판권 유통이 약 30~40%를 차지하고 있어 홀드백 도입 시 부가판권 판매 금액 협상에 큰 제약이 있다고 주장했다.

CJ ENM과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수정안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CJ ENM은 "개정안의 용어와 적용 범위에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며 일부 '극장 동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별 결제형 비디오의 경우엔 홀드백 규정을 적용받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감독조합은 홀드백 기간을 6개월이 아닌 3~4개월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이같이 영화계 입장차가 있는 가운데 법안을 발의한 임오경 의원은 각계 의견을 반영해 기간과 구체적 시행 방법 등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지난 6일 주최한 정책 토론회 말미에 "매체별, 장르별, 규모별 최적의 홀드백 기간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 후 법안수정을 거쳐 법제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극장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홀드백 규정을 도입한 해외 사례도 참고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개봉 15~17개월 등 작품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이탈리아는 개봉 3개월로 홀드백 규정을 법제화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홀드백 기간을 법제화하지 않고 업계 협업을 통해 자율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존 90일이던 홀드백 기간을 코로나19 이후 45일로 단축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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